'차 보험료 올리자니'..눈치 보는 손보사

임아영 기자 2021. 3. 15. 17:3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주요 4개사, ‘코로나19 반사 이익’ 손해율 개선…당국 “인상 이유 없다”
정비업계 수가 인상 요구 ‘변수’…섣부른 인상에 ‘사회적 지탄’ 우려도

중소 손해보험사인 MG손해보험이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2% 인상하자, 이를 신호탄으로 주요 4개사를 비롯한 다른 손보사들도 연내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반사이익으로 손해율이 하락한 대형사들이 섣불리 인상에 나서지 못할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

15일 보험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손해율이 크게 나빠진 중소 손보사들을 중심으로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논의되고 있다. MG손해보험은 지난해 손해율이 107.7%를 기록하면서 적자가 커졌다며 16일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2% 올리기로 결정했다.

손해율이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받은 보험료 대비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자동차보험은 일반적으로 78~80%를 적정 손해율로 본다.

캐롯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도 인상을 검토 중이다. 이들은 보험개발원에 요율 검증을 맡긴 상태인데, 이는 통상 보험료 인상 전 단계다. 개발원은 사고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인상 요인을 분석해 보험료율 검증 결과를 2주 이내에 보험사에 전달하고 이후 보험사는 2~3주 절차를 거쳐 인상된 요율을 반영한다.

이에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4개 대형 손보사들이 인상 움직임에 동참할지가 관건이 됐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4개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은 84%를 차지하는 만큼 이들이 보험료를 인상하면 더 많은 소비자들이 영향을 받게 된다. 당초 이들은 중소형사와 달리 손해율이 2019년에 비해 많이 안정된 상황이라 올해는 보험료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2019년 91~92%에 이르던 4개사 손해율은 2020년 84~85%로 내려갔고 올해 1~2월은 81~82%대로 더욱 하락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이동이 감소했고 설연휴에도 고향을 찾지 않아 ‘코로나19 반사이익’을 본 것이다.

하지만 ‘정비수가 인상’이 변수로 떠올랐다. 정비업계가 정비요금 8.2% 인상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최근 국토교통부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정비요금은 2018년 정부가 공표한 뒤 동결 상태라 정비업계는 올해 큰 폭의 인상을 요구 중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율이 낮아졌다 하더라도 원가 상승분 중 정비수가 인상이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해율이 하락했더라도 손보사들이 여전히 적자 상태인 점도 변수로 꼽힌다. 경미한 사고 환자의 과잉진료가 누적되면서 사고당 손해액이 커지고 있다. 2020년 교통사고 건수는 2019년(약 570만건) 대비 54만여건 감소한 약 515만5000건이었지만, 손해액은 대인의 경우 2019년 270만원에서 2020년 299만원, 대물은 2019년 134만원에서 2020년 145만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보험업계는 교통사고 환자의 한의원 진료가 늘어난 데 따른 현상으로 분석한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보험료 인상에 대해 부정적인 만큼 대형사들이 섣불리 움직이지는 못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금융당국은 손해율이 크게 하락한 대형사들이 보험료를 인상할 합당한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보험인 데다, 코로나19 시국에 보험료를 인상했다가는 보험사들이 사회적 지탄을 받을 수 있는 부분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임아영 기자 layknt@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