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만원 넘는 재규어 5000만원에"..수입차 할인 경쟁 벌써 '과열'

정치연 2021. 3. 2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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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BMW·아우디도 할인폭 높여
프로모션 미끼 '고무줄 가격' 도마위
수입차 판매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수입차 브랜드들이 1분기 마감을 앞두고 프로모션을 대폭 강화했다. 21일 서울시내 한 수입차 매장.【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연초부터 수입차 판매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수입차 브랜드들이 이달 프로모션을 대폭 강화했다. 3월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브랜드 간 할인 경쟁이 벌써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재고 처리가 시급한 일부 브랜드는 30%에 달하는 할인 폭을 제시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해외 주요 시장보다 높게 가격을 책정해 놓고 프로모션을 일종의 미끼로 활용하는 '고무줄 가격' 관행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2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들어 2월까지 수입차 누적 판매는 4만4611대로, 전통 비수기인 1월과 2월 이미 전년 동기(3만4365대) 대비 1만대 이상 판매가 늘었다. 같은 기간 역대 최대 판매 실적이다. 올해 수입차 시장이 사상 첫 30만대를 넘어설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온 가운데 성장세가 더딘 일부 브랜드는 파격 할인을 바탕으로 판매량 확대를 꾀하고 있다.

재규어 XF 실거래가. / 겟차 제공

이달 가장 큰 폭의 할인에 나선 브랜드는 재규어다. 올해 누적 판매가 전년보다 20% 이상 줄어든 재규어는 모델에 따라 2000만원이 넘는 할인을 제시하며 재고 처분에 나섰다. 할인율이 신차 가격의 30%에 육박한다.

신차 실거래가 정보를 제공하는 겟차에 따르면 재규어 XF 20d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신차 가격 7190만원)은 현금 기준 1950만원(27.1%), 금융상품 기준 2150만원(29.9%)을 할인한다. 다른 XF 트림 할인 폭도 최소 25%에서 최대 30%다. 재규어 E-PACE D180S(5550만원) 역시 금융상품 기준 최대 1600만원(28.8%)을 할인, 3950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트림별 할인 폭은 14~29%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실거래가. / 겟차 제공

다른 브랜드도 비인기 차종 중심으로 최대 20% 할인을 제시한다. 신차 가격이 2억원에 육박하는 랜드로버 레인지로버는 SD V8 보그 SE SWB(1억351만원) 기준 최대 3100만원(16%)을 할인한다. 그랜드 체로키 등 지프의 일부 비인기 차종은 할인율 20%다. 그랜드 체로키 3.6 리미티트(6290만원)는 1260만원(20%), 체로키 2.4 리미티드 FWD(4640만원)는 750만원(16.2%)을 각각 깎아 준다.

독일 메이저 브랜드들도 할인 공세에 동참했다. 특히 BMW와 아우디가 프로모션 바탕으로 1위 벤츠를 바짝 추격한다. 대다수 모델을 10~20% 할인하며 벤츠를 압박하고 있다. 반면 벤츠는 최대 할인 폭 10% 미만으로 유지했다.

BMW 1시리즈 실거래가. / 겟차 제공

BMW는 대다수 차종이 두 자릿수 할인율이다. BMW 1시리즈는 118d 조이(3940만원) 기준 850만원(21.6%)을 할인해 준다. 신차 가격이 1억3870만~2억3340만원에 달하는 7시리즈는 트림에 따라 13.5~17.5%를 할인한다. 할인 금액만 2400만~3150만원에 이른다.

아우디도 전 차종에 걸쳐 대대적 할인으로 판매를 늘리고 있다. 재고가 없는 일부 차종을 제외하면 대부분 할인율이 10~20%이다. 주력 세단 A6(6427만~8628만원)는 16~18%(1033만~1553만원)를 할인해 판매한다.

다만 벤츠는 대다수 차종 할인율을 한 자릿수로 유지했다. 다른 브랜드보다 낮은 편이지만 정찰제를 고집하던 과거에 비하면 할인 폭을 키웠다. A클래스(3940만~6810만원)를 최대 12.3%(483만원) 할인하며, 나머지 대다수 차종 할인율은 평균 5% 미만이다.

과열 양상을 보이는 수입차 할인 경쟁에 대해 출시 당시부터 합리적 가격을 제시, 고무줄 가격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수입차 딜러사 관계자는 “과거 재고 부담이 커진 연말에 할인이 집중됐지만 최근 시기와 무관하게 프로모션 정책이 들쭉날쭉해지면서 시장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면서 “신차 출시 때부터 가격을 높게 책정한 후 할인해 주기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해야 수입차 시장이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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