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도 LPG차 '지지부진'.."전기차 전환 더 빠르다"

김태환 입력 2022. 7. 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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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소요비용 따지면 경제성 크지 않아…"과도기 수요는 존재할 것"

기아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포티지의 연식 변경 모델 '2023 스포티지'의 모습. /기아 제공

[더팩트 | 김태환 기자] 높은 유가로 인해 자동차 연료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LPG 차량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실제 판매는 지지부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 트렌드가 전기차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LPG차량에 대한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전기차 충전 인프라 부족과 늦어지는 출고 등으로 시장 확산이 지연될 경우, 과도기 단계에서 LPG 차량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2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포티지의 연식 변경 모델 '2023 스포티지'를 출시하면서 LPi모델을 추가했다. 스포티지 LPi 모델은 스마트스트림 L2.0 엔진을 탑재했으며, 최고출력 146마력, 최대토크 19.5kgf∙m, 복합연비 9.2km/ℓ의 성능을 갖췄다.

최근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LPG 차량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기아는 스포티지 LPi 모델에 대해 "최근 국내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돌파하는 등 급격하게 상승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유지비가 강점인 LPi 모델을 스포티지에 추가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혔다"고 설명했다.

오피넷에 따르면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7월 1650원대였지만 지난달 2110원대까지 치솟으면서 약 27% 상승했다. 같은기간 LPG 가격은 906원에서 1134원으로 올랐다. LPG의 가격 상승폭(25%)은 비슷했지만 휘발유와 비교하면 연료비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LPG 차량 판매가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배경이다.

하지만, LPG 차량의 판매가 크게 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 국토교통부가 집계하는 자동차 누적등록 현황 통계를 보면 LPG차량은 2020년 197만9407대에서 지난해 194만5674대, 올해 1분기 193만5113대, 올해 2분기 192만5298대로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LPG 차량의 단점으로는 낮은 연비와 출력이 손꼽힌다. 같은 배기량의 엔진이라면 15~20% 연비가 줄어든다. 실제 현대자동차의 2023 쏘나타의 경우 2.0 가솔린 엔진의 경우 최고출력 160마력, 최대토크 20kgf∙m, 연비 12.7km/ℓ지만 2.0 LPi는 146마력, 19.5kgf∙m, 10.2km/ℓ 수준이다. LPG 모델의 연비가 14%, 출력도 약 9% 낮다. 결국 장기간 운행할 경우 누적되는 총 소요비용은 큰 차이가 없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여기에 자동차 시장 패러다임이 전기차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LPG 차량에 대한 매력도가 낮아지고 있다. 전기차의 경우 kWh당 313.1원의 충전료가 든다. 현대차 아이오닉5의 경우 5.2km/kWh의 전비가 나타나는데, 10km 주행하는데 약 626.2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가솔린이나 LPG 차량 대비 절반 수준의 연료비가 드는 셈이다.

전기차의 경우 2020년 13만4962대에서 지난해 23만1443대로 1년 만에 10만대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2분기는 29만8663대로 1분기(25만8253대)보다 약 3만대 늘었다. 이 추세대로면 올해 약 12만대 전기차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LPG 차량 등록 대수 그래프. /국토교통부 제공

이항구 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LPG 모델의 경우 연료비는 저렴하지만 연비가 좋지 않아 총 소요비용 측면에서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면서 "경제성으로 따져보면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다보니 LPG 차량 구매를 회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자동차 생산 포트폴리오를 작성할 때 내수시장보다 훨씬 많이 판매되는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방향으로 구성하는데, 해외에서는 LPG 차량을 쓰는 국가가 적다보니 생산에 관심이 없었던 측면도 있다"면서 "LPG가 내연기관의 일부다보니 기존 택시나 렌터카 등의 내연기관 수요를 일부 돌릴 수는 있어도 큰 폭의 수요 상승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PG 엔진이 애초에 개발돼 있지 않은 완성차 업체는 신차 출시가 어렵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르노코리아자동차를 제외하면 LPG차량 개발에 대한 기반이 갖춰있지 않은 실정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LPG 차량도 노하우가 많이 필요하다. 엔진 개발이 별도로 돼 있어야 하며, 연료탱크에 대한 기술도 있어야 한다"면서 "엔진 개발 안돼 있거나 생산 기반이 없는 경우 완성차를 내기 어렵고, 차종 파생기종을 만들 때 부담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유가 환경이 지속될 경우 LPG차가 기존 내연기관 수요를 흡수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 교수는 "LPG 차량의 연비가 가솔린보다 떨어진다해도 연료비 자체가 절반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가솔린 대비 연비 개선효과가 30% 정도 나타난다"면서 "전기차의 경우 반도체와 배터리 수급 문제 등으로 신차 출고가 오래 걸리는 점과, 충전 인프라 미비 등을 감안하면 고유가 시대가 온 이상 LPG에 대한 소비자들의 이점도 크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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