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2.0TDI, 내년 1월 첫주 출시… EA288evo 엔진 탑재, 배출가스↓·효율↑
2015년 국내 연 실적 9,501대… 2005∼2016년 누적 판매 4만7,283대
골프 떠난 2017∼2020년, 국산 해치백 판매는 하락세… 골프 대체제 없었다
폭스바겐 3A 전략, ‘합리적인 가격’ ‘5년·15만㎞ 보증’ 업고 판매 날개 달까

폭스바겐 골프가 내년 1월 달라진 모습으로 한국 소비자 곁에 돌아온다. 사진은 폭스바겐 8세대 골프 유럽 판매 모델. / 폭스바겐 코리아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한국 자동차 시장은 해치백의 불모지로 불린다. 특히 국산차·수입차를 가리지 않고 연간 판매 상위권에는 항상 E세그먼트(준대형) 세단이 포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흥행에 중형 SUV가 치고 올라온다. 차종이 다양해지고 트랜드가 바뀌지만 유독 해치백 모델은 국산차를 비롯해 수입차에서도 인기가 없다.

그러나 이러한 시장에서도 폭스바겐의 골프는 꿋꿋하게 버티며 한때 연간 판매 1만대에 육박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해치백 모델 중에는 꾸준하게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으며, 국산 해치백이 기를 펴지 못할 때도 골프는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골프가 내년 1월 첫째주, 새로운 모습으로 한국 시장에 6년만에 돌아온다.

내년 1월 우선 수입되는 모델은 8세대 골프 2.0TDI 모델로, 2ℓ급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디젤 엔진에 대한 시선이 부정적일 수도 있으나, 폭스바겐 그룹에서는 배출가스를 대폭 줄인 신형 엔진을 탑재하며 상품성을 강화했다.

골프 2.0TDI 모델에 탑재되는 엔진은 앞서 국내 시장에 출시된 신형 티구안에 사용된 EA288 evo 엔진과 동일한 것이다. 해당 엔진은 이전까지 폭스바겐이 사용하던 디젤엔진 대비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을 약 80%를 줄여주는 선택적 환원 촉매(SCR) 트윈 도징 테크놀로지가 적용된 친환경 엔진이라는 게 폭스바겐 측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연료효율도 끌어올렸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등록된 폭스바겐 8세대 골프 2.0TDI 모델의 공인 연비는 복합 17.8㎞/ℓ, 도심 15.7㎞/ℓ, 고속도로 21.3㎞/ℓ 등 수준으로, 하이브리드 차량에 버금가는 연비를 보여준다. 더군다나 국내 시장에서는 경유(디젤)가 휘발유(가솔린) 대비 소폭 저렴해 단순 계산 시 연료비 지출도 적은 편이다.

폭스바겐은 8세대 골프 2.0TDI 모델의 배기가스 및 소음 인증을 지난 8월 25일 모두 마무리지었다. 이후 원래 일정대로면 올해 4분기쯤 도입해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예상치 못한 반도체 대란으로 한국 시장 출시 시기를 조율하게 됐다.

골프의 복귀를 두고 ‘왕의 귀환’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기도 한다. 이는 골프가 한국 해치백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폭스바겐 골프의 국내 시장 판매 실적 그래프. 첫 출시 후 6년만에 판매량이 10배 이상 상승하고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 사진=폭스바겐 코리아, 그래프=제갈민 기자

골프는 지난 2005년 폭스바겐코리아 법인 설립과 함께 국내 시장에 판매를 시작했다. 당시 국내에 판매된 폭스바겐 골프는 5세대 모델이다. 당시 2005년과 2006년 5세대 골프의 성적은 주목받지 못했으나, 서서히 기지개를 켰고 2009년 6세대 골프부터 판매량이 치솟았다.

6세대 골프가 본격적으로 판매된 2010년 성적은 3,867대로, 5세대 골프가 처음 한국 시장에 진출한 첫 해 성적(353대)의 10배 이상으로 뛰어올랐다. 이후 2011년과 2012년 판매대수는 각각 5,364대와 6,220대를 기록했다.

이어 7세대 모델이 출시된 2013년에는 판매량이 전년 대비 소폭 줄어들긴 했으나 여전히 5,852대를 기록하며 인기를 실감케 했고, 2014년과 2015년에는 다시 판매량이 상승하며 7,238대, 9,501대까지 판매대수가 급등했다.

골프가 5세대부터 7세대까지 날개를 달고 날아오르는 동안 국산 해치백도 상승세를 그리는 듯 했으나 2012년 이후 하락세를 맞았다. 현대자동차가 2007년 출시한 해치백 모델 i30는 첫 해 1만1,000대가 판매된 후 △2008년 3만136대 △2009년 2만5,621대 △2010년 9,166대 △2011년 4,363대 △2012년 1만5,398대 등을 기록하며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그러나 국산 해치백 i30은 골프 7세대가 국내에 출시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연간 판매대수가 1만410대→6,660대→3,292대→2,441대 등 쭉 하락세를 보였다. 이 기간 폭스바겐 골프 7세대는 상승세를 탔다.

폭스바겐 코리아가 지난 2013년 한국 시장에 들여온 골프 7세대. / 폭스바겐 코리아

7세대 골프가 날개를 달고 판매량이 솟구치는 그래프를 그렸으나, 2016년 글로벌 시장에서 디젤게이트라는 파문이 일고, 폭스바겐 골프는 한국 소비자 곁을 떠났다. 이때까지도 골프는 꾸준한 관심을 받으며 2016년 4,217대 판매를 기록했다.

골프가 자리를 비운 한국 해치백 시장에서는 국산 해치백 i30 및 벨로스터 등과 르노삼성자동차에서 클리오를 들여와 해치백 전쟁을 벌였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나마 2018년 i30(3,225대)·벨로스터(4,254대)·르노 클리오(3,652대) 3종의 판매대수를 모두 합쳐 1만1,131대를 기록한 게 고작이다.

이후 해치백 모델이 인기를 끌지 못하자 르노삼성은 2019년 클리오를 단종하고 수입을 하지 않았다. 현재 국산 해치백 명맥을 잇고 있는 i30와 벨로스터의 지난해 성적표는 각각 500대, 2,341대를 기록했다. 올해 i30는 1월 단 1대 판매를 기록했고, 벨로스터는 11월까지 477대가 판매됐다.

사실상 골프를 대체할만한 해치백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수입 해치백으로는 BMW 1시리즈나 미니 해치, 렉서스 CT200h 등이 있지만 판매량이 폭스바겐 골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번에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오는 골프는 폭스바겐이 한국 시장의 수입차 대중화를 이끌기 위한 전략인 3A 전략을 적용해 가성비가 한 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폭스바겐의 3A 전략은 첨단 안전·편의사양을 적극 도입한 보다 진보된 차량을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면서도 유지비의 부담을 더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소비자들에게 가장 합리적인 제안으로는 ‘5년·15만㎞ 보증 프로그램’이 모든 차량에 기본 적용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차량 가격도 보다 합리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폭스바겐 그룹의 모토다.

8세대 골프가 합리적인 가격과 다양한 편의장비, 그리고 5년·15만㎞ 보증을 등에 업고 내년 폭스바겐의 실적을 견인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폭스바겐 코리아는 8세대 골프 2.0TDI를 시작으로 향후 가솔린 모델과 R-라인 모델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해당 기사는 2021년 12월 23일 오호 6시 포털사이트 등으로 최종 출고되었으나, 이후 폭스바겐 코리아 측으로부터 “8세대 골프 2.0TDI 모델이 한국시장에 선보이는 것은 2022년 기준 6년만”이라고 알려와 이를 2021년 12월 24일 오전 9시 40분 수정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수정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수정 전)
이러한 골프가 내년 1월 첫째주, 새로운 모습으로 한국 시장에 5년만에 돌아온다.
 

▲(수정 후) 
이러한 골프가 내년 1월 첫째주, 새로운 모습으로 한국 시장에 6년만에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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