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308, 존재감 미미… 풀체인지 뉴 푸조 308, 브랜드 실적 견인할까
신형 플랫폼 적용, 전장·휠베이스 늘려… 경쟁 모델 대비 큰 차체
공기저항계수 고려해 외형 설계, 국제 디자인 어워드 휩쓸어

/ 스텔란티스 코리아
스텔란티스 코리아가 국내 시장에 뉴 푸조 308을 출시했다. / 스텔란티스 코리아

시사위크|수서=제갈민 기자  한국 시장은 ‘해치백의 무덤’이라 불리는 곳이다. 그간 푸조 308을 비롯한 대부분의 수입 해치백 모델은 근근이 명맥만 이어왔을 뿐, 높은 판매량을 보이지는 못했다. 그나마 폭스바겐 골프가 유일하게 성공한 해치백으로 꼽힌다.

푸조는 이러한 한국 시장에 꾸준히 해치백 모델 308을 출시하고 있다. 이번에는 9년 만에 완전변경(풀 모델 체인지)을 거친 ‘뉴 푸조 308’로 푸조 브랜드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뉴 푸조 308이 국내에서 ‘해치백의 제왕’이라 불리는 폭스바겐 골프의 아성을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스텔란티스 코리아는 6일, 국내 시장에 완전히 새로운 모습의 ‘뉴 푸조 308’을 출시했다.

뉴 푸조 308은 기존의 푸조 308과는 많은 부분에서 차이점을 보인다. 특히 푸조가 스텔란티스의 일원으로 합류한 후 한국에 출시하는 첫 모델이면서 새로운 엠블럼(로고)을 처음 장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뿐만 아니라 뉴 푸조 308은 단순한 세대 변경이 아닌, 완전히 달라진 푸조의 전략과 브랜드 정체성을 상징하는 결정체이면서 한국 시장에서 푸조 브랜드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유의미한 모델이라는 게 스텔란티스 코리아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판매되던 푸조 308은 2018년 부분변경을 거친 모델로, 그간 △2018년 195대 △2019년 131대 △2020년 41대 △2021년 66대 등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해당 기간에는 폭스바겐 골프가 국내 시장에서 자리를 비웠음에도 그 빈자리를 채우지 못하고 존재감이 미미했다. 이는 푸조라는 브랜드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이 좋지 못했던 점과, 밋밋한 디자인이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에 풀체인지를 거친 뉴 푸조 308은 ‘유러피언 핫해치’로 다시 태어났다. 핫해치란 해치백 중에서도 빠르고 운동성능이 뛰어난 모델을 통칭한다. 외관도 날카로우면서 역동적인 느낌의 디자인으로 설계돼 핫해치에 부합하는 모습을 갖췄다. 또한 직전 모델보다 큰 차체를 바탕으로 보다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한 점이 강점으로 부각된다.

/ 수서동=제갈민 기자
뉴 푸조 308은 경쟁 모델 대비 큰 차체를 가졌음에도 낮은 공기저항계수로 높은 연비를 달성했다. / 수서동=제갈민 기자

뉴 푸조 308의 외관 크기는 △전장(길이) 4,367∼4,380㎜ △전폭(너비) 1,830∼1,852㎜ △휠베이스(축간거리) 2,675∼2,680㎜ △전고(높이) 1,444∼1,455㎜ 등으로, 직전 모델보다 길고 넓어진 것은 물론이며 경쟁 모델인 폭스바겐 골프보다 높이 외에는 전부 다 크게 설계됐다. 그러면서도 날렵하고 유려한 디자인을 갖춰 공기저항계수가 0.28cd에 불과하다.

덕분에 연료효율(연비)도 준수하다. 뉴 푸조 308의 국내 공인연비는 17.2㎞/ℓ를 달성했다. 고속 주행에서는 19.6㎞/ℓ의 효율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50ℓ가 조금 넘는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면 서울∼부산 거리를 무급유로 왕복 주행이 가능한 정도다.

파워트레인은 기존의 것과 동일한 엔진인 1.5ℓ 블루HDi 제품을 사용했지만 세팅값을 다르게 조정했으며, 변속기는 기존 6단에서 8단 자동 변속기로 변경해 최고 131마력과 최대 30.6kg·m의 성능을 낸다.

여기에 실내에서는 푸조의 아이-콕핏 인테리어를 그대로 적용하면서,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크기를 10인치로 늘리고 와이어리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기능을 추가해 블루투스를 기반으로 스마트폰과 연동(페어링)해 무선으로 안드로이드오토 및 애플카플레이 사용을 가능하도록 했다. 그간 소비자들이 불편하다고 지적한 부분을 대폭 개선한 점이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으로 스톱앤고 기능이 포함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및 차선유지보조 기능(LKAS) 등도 다수 탑재해 운전자 편의에도 신경썼다.

다만 디젤 모델만을 우선 출시한 점이 아쉽다는 평이다. 뉴 푸조 308 출시행사에서도 디젤 단일 모델로 출시를 한 점과 관련해 일부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제이크 아우만 스텔란티스 코리아 사장은 “시장이 지금 가솔린으로, 내연기관에서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EV)로 이동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디젤 파워트레인에 대한 수요도 아직 높은 것을 말하고 싶으며, 상황을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모니터링해 다른 파워트레인 도입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젤 모델만을 도입한 점은 뉴 푸조 308의 약점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현재 폭스바겐 측에서는 한국 시장에 가솔린(휘발유)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골프 GTI를 연내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경우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뉴 푸조 308은 폭스바겐 골프보다 큰 차체로 보다 넉넉한 적재함 및 2열 공간을 가졌다는 점이 강점으로 강조된다.

또한 2022 레드닷 어워드를 비롯한 국제 디자인 어워드에서 자동차 부문의 최고 디자인상을 수상하고, 유럽의 자동차 전문지 및 여성 자동차 전문기자가 선정한 올해의 차 등에 선정됐다. 그만큼 디자인 측면에서는 다른 경쟁 모델을 압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대목으로 볼 수 있다. 특히 트림에 따라 후면 테일램프 디자인이 다른 점은 색다른 포인트이기도 하다.

뉴 푸조 308은 편의 및 안전 품목에 따라 알뤼르와 GT 두 가지 트림으로 국내에 출시되며, 판매 가격은 알뤼르가 3,680만원, GT가 4,230만원으로 책정됐다. 경쟁 모델과 비교하면 소폭 비싸게 느껴질 수 있지만, 복합적인 부분을 감안하면 수용할 수 있는 정도로 볼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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