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 놀란 유럽, 신재생으로 직진…지역주민 반대도 만만찮아

윤종석 2023. 1. 3.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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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천연가스 등 자원 가격이 치솟자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설치 붐이 거세게 일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부 지역 주민들이 풍력 발전시설 등이 풍광이나 유적을 해치고 관광 산업을 망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지만 당장 에너지비용 상승으로 기간 산업 가동에 차질을 빚고 있는 실정이라 강행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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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비용 급등에 설치 붐…주민들은 "풍광 해치고 관광 망쳐"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유럽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천연가스 등 자원 가격이 치솟자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설치 붐이 거세게 일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부 지역 주민들이 풍력 발전시설 등이 풍광이나 유적을 해치고 관광 산업을 망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지만 당장 에너지비용 상승으로 기간 산업 가동에 차질을 빚고 있는 실정이라 강행하는 분위기다.

프랑스의 풍력발전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2021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030년까지 역내 에너지 소비에서 신재생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20%에서 40%로 배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이어 작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져 천연가스 가격이 기존의 3배까지 치솟자 EU는 이 목표를 45%로 5%포인트 더 올렸다.

프랑스와 독일, 스페인 등 유럽 주요국들은 신재생 에너지를 다른 공공이익보다 우선시하는 법률을 제정함으로써 이들 발전시설 설치에 대한 반대 논리를 억제하고 있다.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제련업이나 화학공업 등 일부 산업의 경우 너무 높아진 에너지 가격을 감당 못 해 공장 가동을 중단하거나 사업을 아예 접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어 값싼 신재생 에너지 확보는 생존의 문제와 직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에너지를 많이 쓰는 공장들이 최근 신재생 에너지 발전업체와 계약을 서두르면서 역내 신재생 에너지 보급 확대를 주도하는 실정이다.

WSJ은 스페인 북서부 해안 갈리시아 지역에서 추진되고 있는 풍력 발전 단지와 그에 대한 주민 반대 사례를 소개했다.

이곳은 유럽에서도 가장 바람이 강한 곳으로, 이미 4천기 이상의 풍력 터빈이 돌아가고 있다.

최근 지역 당국은 이곳에 200기 이상의 터빈을 추가 설치하겠다는 미국 알루미늄 제련사 알코아의 신청을 허가했는데, 이곳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인 산티아고 순례길과 가까워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알코아는 2021년 천연가스 가격 상승을 이기지 못하고 공장 가동을 중단했는데, 이 공장을 재가동하기 위해 풍력발전 회사와 전력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 발전단지는 알코아 노동자와 인근 지역 주민들의 생계를 위해 필요한 수단이다.

하지만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터빈에서 나오는 굉음이 조용한 순례길의 이미지를 망치고 문화재 보존에도 차질을 줄 것이라 우려하는 지역 주민들은 풍력 단지 설치에 반대하는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숙박업을 하는 한 지역 주민은 "누구도 풍력 발전단지 옆에서 살 수 없다"라며 "내 일은 물론, 삶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알코아 노조 관계자는 "풍력 발전 설비가 승인되지 않으면 큰 문제가 될 것"이라며 "스페인엔 기름도 가스도 없지만 바람은 많다. 우리는 이것을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의 풍력발전 설비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탈리아에선 아예 문화재 등 다른 요인이 신재생 에너지 설치를 막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의회가 문화부의 권한을 축소했다.

최근 이탈리아 문화부는 라치오 지역에 160㎢ 규모의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를 막는 지역보존 방안을 제의했다가 지방정부의 반대에 부딪히자 보류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의회의 실비아 프레골렌트 의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신재생 에너지 확대는 우리나라의 기본 과제가 됐다"며 "하지만 여전히 이에 반대하는 여론이 있다"고 말했다.

bana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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