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태양광·풍력 급락한 탈(脫)탄소 섹터.."단기 반등 쉽지 않아"

2021. 3. 1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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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한 마디에 배터리 3사 시총 7조원 증발
조정장서 순매수한 개인 손실.."부정적 소식"
한화솔루션 등 태양광·풍력주 하락세

[헤럴드경제=김현경·김용재 기자] 유망 업종으로 인기를 한몸에 받았던 국내 탈(脫)탄소 관련주들이 최근 기를 못 펴고 있다. 배터리 3사는 폭스바겐의 한 마디에 주가가 급락했고, 태양광·풍력 에너지 관련주도 하락세다.

증권가에선 이들 업종의 장기적인 충격은 제한적이겠지만 단기적으론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폭스바겐 충격에 배터리 3사 시총 7조원 증발=세계 2위 전기차 판매 기업인 폭스바겐이 15일(현지시간) 파워데이 행사에서 각형 2차전지를 주로 사용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하루새 7조원 가량 사라졌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배터리 대장주인 LG화학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7.76% 급락했으며 SK이노베이션과 삼성SDI도 각각 5.69%, 0.87%씩 하락했다. 이로 인해 LG화학의 시총은 5조2944억원, SK이노베이션의 시총은 1조2021억원, 삼성SDI의 시총은 4126억원 줄어들어 총 6조9091억원이 감소했다.

배터리 3사는 17일도 약세로 출발했다. LG화학은 전장보다 1.12% 떨어진 88만1000원에 거래를 시작해 이내 86만5000원(-2.92%)까지 내려갔다. SK이노베이션은 개장 직후 21만1500원(-1.86%), 삼성SDI는 67만1000원(-1.32%)을 가리켰다.

최근 조정장에서 이들 종목을 사들인 개인 투자자들은 손해를 보게 됐다.

개인은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최근 1개월 동안 LG화학을 680억원 순매수했다. 평균매입가는 90만8435원으로 추정되는데, 16일 주가가 89만1000원으로 내려앉으며 주당 1만7435원(1.92%)의 손실을 입었다.

SK이노베이션은 1개월간 385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16일 종가는 21만5500원으로 평균매입가 26만3470원 대비 4만7970원(18.21%) 하락했다. 7068억원을 순매수한 삼성SDI는 평균매입가가 70만6966원으로 16일 종가(68만원) 기준 주당 가치가 2만6966원(3.81%) 떨어졌다.

폭스바겐이 안긴 충격은 지난해 테슬라 배터리데이 때보다 크다. 테슬라 배터리데이 직후인 지난해 9월 23일 LG화학은 1.41%, 삼성SDI는 2.24%, SK이노베이션은 1.99% 하락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국내 배터리 기업의 단기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폭스바겐향 파우치형 2차전지 주요 공급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에게는 부정적인 소식”이라면서 “계획에 따르면 2025년부터 한국 2차전지 셀업체들의 폭스바겐 내 점유율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도 “2030년까지 규격화된 각형전지 비중 확대 및 배터리공장 내재화를 통한 원가 절감은 한국 배터리 기업에게는 부정적”이라며 “한국 배터리기업의 경우 각형 비중이 낮은 점은 단기적으로 부담이 될 것이다. 또한 장기적인 배터리공장 내재화는 전기차(EV) 배터리 공급 과잉과 경쟁 과열 측면에서도 부정적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태양광·풍력주 하락세…폴리실리콘 강세에 기대=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관련주 또한 최근 약세를 보이고 있다. 태양광 관련주는 2021년 들어 평균 8.7% 하락세를 기록했다. 태양광 대장주로 꼽히는 한화솔루션의 경우 올해 들어 8.4% 하락했다. 다만 최근에는 상승 흐름이다. 한화솔루션은 전 거래일에는 800원(1.71%) 상승했고, 최근 4거래일 연속으로 종가 기준 상승세를 나타냈다. 같은 태양광 에너지 업체인 현대에너지솔루션, 신성이엔지도 각각 같은 기간 12.5%, 7.2% 하락하면서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태양광 폴리실리콘 제조업체인 OCI 만이 같은 기간 주가가 34%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폴리실리콘 가격 강세가 이어지는 점을 근거로 태양광 섹터의 주가가 단기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우상향을 점치고 있다. 태양광과 반도체에 모두 쓰이는 소재인 폴리실리콘은 글로벌 태양광 설치량이 증가하면서 수급 부족 상황이 길어지고 있다. 태양광 관련주가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OCI 주가가 강세를 보인 이유도 이때문이다.

국내 태양광 업체의 글로벌 상장지수펀드 편입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한화솔루션과 신성이앤지의 경우 오는 19일 미국상장 태양광 상장지수펀드(ETF)인 ‘MAC Solar ETF’에 편입될 예정이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국내 태양광 업체들 주가 추이가 글로벌 업체와 괴리되는 현상이 있는데 ETF 편입으로 이같은 현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풍력에너지 관련 회사들도 주가 낙폭이 크다. 풍력생산설비 업체인 씨에스베어링의 경우 올해 들어 10.6% 하락했고, 스페코 역시 같은 기간 18.9% 하락을 기록했다. 다만 대장주로 꼽히는 씨에스윈드의 경우 활발한 수주 성과와 유·무상증자로 인해 낙폭이 작았다.

주가는 하락세지만, 이들의 영업이익과 미래가치는 여전하다는 평이다. 윤창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와 내년이 지나면 풍력업체의 상승세는 본격화될 것”이라며 “주가 하락은 높았던 기대감이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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