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과 태양광 갈등에 길잃은 에너지위기

2022. 4. 15.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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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고조시키는 등 세계경제가 에너지 쇼크에 흔들리고 있다.

EU국들은 당면과제인 탄소감축에 더해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저탄소 그린수소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저자들은 한국의 수소 시장을 노리는 호주와 중동, 탄소 감축이 바꿔놓을 산업구조 등을 차례로 살피며 정교한 에너지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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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고조시키는 등 세계경제가 에너지 쇼크에 흔들리고 있다. EU국들은 당면과제인 탄소감축에 더해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저탄소 그린수소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한국은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데다 재생에너지 개발도 만족스럽지 못한 상태다. 세계적으로 석유개발 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 석유 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석유개발가스과 에너지 산업 현장의 최고 전문가인 양수영, 최지웅은 공저 ‘2050 에너지 제국의 미래(쌤앤파커스)에서 “향후 30~50년간 인류는 어떤 형태로든 에너지 분야에서 큰 변화를 겪을 것”이라며, 2050년 탄소 중립을 추구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에너지원의 주도권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미래의 부와 힘의 주인이 결정된다고 강조한다.

저자들은 우선 현재 석유산업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유럽의 석유공룡 BP의 사업전략을 통해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BP는 석유가스 생산량을 향후 10년 내 40% 감축하기로 하고 21조원의 석유가스 자산을 손상 처리하면서 신재생 에너지 투자액은 10배 늘렸다. 이를 통해 2050년까지 탄소제로를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각국이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석유는 여전히 세계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쓰이고 있다. 코로나 발생 이전 2019년 세계 석유 소비량은 하루 1억 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2022년 올해는 그 기록을 넘어설 것이란 예측이다.

재생에너지 사용이 늘어나는데 왜 석유 소비는 줄지 않는 걸까? 저자들은 하이힐과 장화에 비유하며, 둘의 쓰임새가 다름을 설명한다. 석유의 가장 큰 용도는 휘발유와 항공유로, 50~60%를 차지한다. 반면 재생에너지는 전기 생산을 위한 발전용으로 대부분 쓰인다. 전기차 시대가 열린다해도 소형차에 국한할 뿐이다.

문제는 수요가 줄지 않는 상황에서 석유 개발과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데 있다. 매장량이 50년 분 밖에 남아있지 않은데 시추와 건설 등 생산 투자가 급격히 감소, 적기에 충분한 공급량으로 이어지지 못할 수 있다는 얘기다. 2021년 12월 멕시코는 2023년부터 원유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한국은 세계 5위의 거대원유수입국으로 세계 석유 수급의 변화로 큰 충격을 입을 수 있다. 새로운 에너지원으로의 전환이 생존인 이유다.

저자들은 한국은 재생에너지만으로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없기 때문에 원자력이 함께 가야 할 필요성이 있지만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란 흐름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고 본다.

그런데 현재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세계 평균에도 못미친다. 2020년 기준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은 28.6%인데 한국은 7.2%에 그친다.

유럽의 대부분의 국가는 이미 총 발전량의 40%이상을 재생에너지에서 얻고 있다. 유럽이 탄소중립에 앞장서는 속셈이 여기에 있다. 매년 수백 조원의 시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자의반 타의반 탄소중립으로 재생에너지를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시설 설계와 개발, 설치 등에서 전문 기술을 보유한 유럽 업체들이 시장을 과점하는 건 시간 문제다.

저자들은 한국의 수소 시장을 노리는 호주와 중동, 탄소 감축이 바꿔놓을 산업구조 등을 차례로 살피며 정교한 에너지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태양광과 원전 갈등으로 본질을 놓친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정책과 에너지 패권의 미래를 바로 볼 수 있도록 이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2050 에너지 제국의 미래/양수영·최지웅 지음/비즈니스북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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