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드디어 볕드나.. 판매가격·수요 모두 상승

이윤정 기자 2022. 5. 30.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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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던 태양광 모듈 업체들이 이익 정상화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올해부터 제품 가격에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데다, 세계 각국이 에너지 자립을 위해 태양광 발전량을 대폭 늘리면서다. 올해 말부턴 태양광 원료인 폴리실리콘 공급이 늘어나 가격 안정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글로벌 태양광 시장조사업체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주간 태양광 모듈 평균 가격은 와트(W)당 평균 0.212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0.205달러) 대비 3.41% 오른 것이며, 작년 10월 첫째주 0.204달러에서 둘째주 0.221달러로 8.3% 오른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올해 들어 모듈 가격은 0.203~0.207달러 사이에서 큰 변동 없이 유지됐었다.

모듈은 태양광 발전의 최종 제품이다. 원료인 폴리실리콘을 녹여 기둥 형태인 잉곳을 만든 뒤, 이를 다시 얇은 판 형태로 잘라 웨이퍼를 만든다. 웨이퍼에 태양광을 전기 에너지로 전환해주는 셀(태양전지)을 제조해 한데 모으면 모듈이 된다. 이번 모듈값 상승폭은 폴리실리콘(1.38%), 웨이퍼(0.99%), 셀(0.98%) 등 다른 태양광 밸류체인 가격 오름세에 비해 최대 3.5배가량 높다.

독일 브란덴부르크 상업시설 지붕에 설치된 한화큐셀 태양광 모듈./한화큐셀 제공

이번 모듈 가격 상승을 두고 업계에서는 폴리실리콘 등 원가 상승분이 본격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부터 원부자재 가격이 크게 올라 모듈 기업의 적자가 상당했는데, 올해 들어 운송 비용까지 오르면서 모듈 가격이 이를 반영해 오르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까지는 모듈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2020년 말까지만 해도 kg당 10달러대에 불과했지만 작년부터 급격히 상승, 5월 20달러대, 10월 30달러대를 각각 돌파했다. 지금은 상승세가 다소 둔화돼 25일 기준 ㎏당 32.2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태양광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도 모듈값을 밀어올리는 요인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1~4월 태양광 에너지에 290억위안(약 5조5000억원)을 투자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04% 늘어난 것이다. 중국의 4월 태양광 발전량 역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5% 늘었다. 미국도 태양광 발전 확대 정책을 펴고 있고, 유럽연합(EU)도 최근 2025년까지 태양광 발전 용량을 2배로 올리는 데 총 2100억유로(약 282조60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 4월부터 신축 건물에 태양광 발전 설비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는데, EU 역시 같은 법안을 조만간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안보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석유나 가스 등 수입 연료의 의존도를 낮추고 태양광 비중을 높여 에너지 자립을 이루려는 곳이 늘고 있다”며 “아직 글로벌 물류체인이 정상화되지 않은 가운데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지면서 가격이 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폴리실리콘 공급이 늘어나 가격이 안정될 것이란 전망도 모듈 업체들에겐 호재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 기존 업체는 물론 신규 업체들의 진입으로 연말까지 약 30만톤(t)의 상업가동이 시작되고, 2023년에는 50만~60만t이 추가 유입될 예정”이라며 “작년 70만t 내외였던 글로벌 폴리실리콘 생산설비 규모는 2023년 160만t 수준까지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파악되고, 이 과정에서 폴리실리콘 가격은 빠르게 조정돼 셀·모듈 업체들의 원가 부담을 줄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는 한화솔루션(009830) 태양광 부문인 한화큐셀과 현대에너지솔루션(322000), 신성이엔지(011930) 등의 실적 개선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한화큐셀의 경우 지난 1분기 114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2020년 4분기 이후 6분기 연속 적자를 낸 바 있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예정된 대규모 폴리실리콘 증설 물량 등으로 인해 2023년에는 신재생 사업의 연간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에너지솔루션의 올해 1분기 유럽·호주 매출액은 1007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에서 가장 큰 비중(57%)을 차지했다”며 “향후 유럽 시장이 현대에너지솔루션의 성장 기반을 마련해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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