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식 해상풍력 세계시장 선점과 그린에너지 기본소득 전망

김형근 울산시 사회일자리에너지정책특별보좌관 / 기사승인 : 2021-12-06 00: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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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울산에서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사업을 시작한 지 만 3년 만에 독일 뮌헨에서 미국 캘리포니아 앞바다에 대규모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투자사와 수출 상담을 하게 된 것이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등장해 재생에너지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선언하고 캘리포니아 주지사 역시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대규모로 건설한다는 주법을 제정함으로써 정체돼 있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이 사업은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15마일 떨어진 곳 두 해역인 모로 베이(Morro Bay)와 디아블로 케년(Diablo Canyon)에 총 4.6GW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 사업의 핵심역량인 조선해양플랜트 기술은 물론이거니와 규모 있게 진행돼야 하는 기자재의 생산과 적재, 조립에 필수적인 대규모 야드와 배후항만이 갖춰져야 하는데, 미국 서부는 물론 일본과 중국에서는 찾기가 힘들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울산의 가치와 위상이 빛난다. 이는 그동안 울산에서 부유식 해상풍력사업을 진행하면서 세계적 규모의 투자사들이 인정한 울산의 강점이었다. 바로 이런 강점이 캘리포니아 부유식 해상풍력사업에서 필수적이기에 현대중공업과 세진중공업, 울산의 90여 중소중견업체 조직인 ‘울산부유식해상풍력공급망협회’로 사절단을 구성해 수출 상담에 나선 것이다. 


상대는 캘리포니아 부유식 해상풍력사업을 추진하는 특수목적법인의 최대주주인 독일의 전력회사 EnBW였다. 독일에서 코로나 상황이 안 좋아지는 와중이기에 방역을 강화한 가운데, 양측은 서로의 상황과 계획에 대한 발표와 질문, 대답을 진지하게 이어갔다. 울산의 방송과 신문기자가 직접 참여한 자리라 무게감과 역사적인 현장감이 더해졌다. “직접 들으니 울산이 상당히 앞서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거나 “미국에서 로컬 콘텐츠의 의무비율이 어떤가?”라는 핵심 질문에 대해 “20%는 미국의 콘텐츠로 비율을 맞춰야 하지만, 나머지 80%는 울산과 같이 진행할 수 있다”는 답변이 나오는 등, 현지에서의 수출 상담은 성공적이었다. 동석한 에너지공단의 이상훈 신재생에너지센터장은 “직접 와서 내용을 들으니, 몰랐던 것도 서로 알게 되고, 서로가 반드시 필요한 존재라는 게 확인된 매우 유익한 자리였다”고 촌평을 하고, 송철호 시장은 의미 있다고 느껴지는 분위기의 여세를 몰아 “울산에 직접 와서 보고 듣고 논의하는 시간을 마련할 테니 꼭 울산에 방문하시라”는 초청의 인사와 함께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최초의 관계’를 확립했다. 코로나 악조건을 뚫고 먼 거리를 직접 찾아온 보람을 가슴으로 느끼게 하는 자리였다. 


4.6GW면, 약 27조 원에 달하는 엄청난 금액인데 그중 80%인 21조가 넘는 금액이 울산의 수출액으로 기록되는 것이며, 더 나아가 아시아 태평양 시장에서 2050년까지 형성될 200GW 정도의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1200조 원)을 선점하는 첫 출발이라는 역사적 의미가 있는 자리였다. 또 다른 의미가 있는 관계 맺음도 있었다. 그동안 자기들도 같이 할 수 있다며 주한 독일대사를 필두로 계속 노크를 했던 독일의 재생에너지 개발회사인 바이와알이(BayWa r.e.), 전 세계 해상풍력 설치 2위인 RWE사와 각 1.5GW씩 부유식 해상풍력을 건설하는 MOU를 체결한 것인데, 이로써 울산은 기존 6GW에서 9GW로 대폭 확대하는 계획을 갖게 됐다. 규모가 상당히 늘어나는 만큼 기술과 단가가 좋아지니 세계시장을 선점할 능력과 가능성은 더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대규모 발전량의 증가로 법과 제도에서 보장하는 각종 지원금이 주민참여형, 지자체주도형(혹은 지자체참여형) 등 REC(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가중치와 발전소주변지역지원법에 따른 특별 및 기본지원액 등으로 주어지게 된다. 유례없는 대규모 재생에너지가 주는 축복의 선물이다. 그렇기에 울산시민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기본소득과 같은 행복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거기에다 시민펀드도 고수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대규모가 안 되면 이루어질 수 없는 것들이다. 


그날 때마침 뮌헨에서는 첫눈이 내렸는데, 울산의 계획과 전망을 축하해주는 서설 같았다. 마침, 같은 시각 한국에서는 투자사 3곳과 석유공사의 부유식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대한 발전사업이 허가됨으로써 울산과 독일이 동시에 역사적인 의미를 갖게 되는 가슴 뿌듯한 날이 아닐 수 없었다. 독일 출장은 그 자체로 역사였다.


김형근 울산시 사회일자리에너지정책특별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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