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전력망 (1)] 일본(上) :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유증 딛고 70조원 투자 추진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3.01.09 00:30 ㅣ 수정 : 2023.01.09 15:20

[기사요약]
왜 정전 잦은가? 미국-낡은 전력망, 일본-원전 가동중지로 전력수급 핍박해..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전력 수급의 안정성 저해
일본, 차세대 전력망 투자에 7조엔(70조원) 가까이 투자 계획
주변국과 연결되지 못하는 섬나라 및 높은 원전 비중 등 우리도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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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글로벌 에너지 충격에도 불구하고 유럽, 미국 및 일본은 물론 중국이나 인도를 비롯한 전세계가 재생에너지 확충을 가속화하고 있다. 또한 2050 탄소중립을 위해 SMR을 비롯한 원전의 일정부분 역할도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간과되고 있는 진짜 중요한 사실이 있다. 바로 ‘전력망’이다.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모든 전력망은 일방적인 공급과 수동적인 수요를 전제로 조성되었고 그것도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매우 노후 되었다. 미국에서 정전이 일상인 점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문제는 간헐성이라는 근본적 문제를 갖고 있는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분산형 전원의 비중이 증가하는 와중에 기존 전력망은 이러한 수요/공급 쌍방의 유연한 망 관리에 최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극심한 수요 변동과 분산형 소형 전원의 증가라는 극한의 관리 환경에도 탄력적/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차세대 전력망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시사점을 정리해 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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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solarquarter]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미국은 비교할 수 없는 세계 최고의 선진국임에도 불구하고 정전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나라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의하면 2020년 한 해에만도 가구당 평균 8시간의 정전에 시달렸으며 2021년 2월에는 여러 주에서 한파로 인한 정전이 발생하였다.

 


• 미국, 낡은 전력망으로 잦은 정전 발생

 

특히 남부 텍사스에서도 최악의 한파가 몰려와 일부 주민은 전력요금 폭등에 따라 1만7000달러(약 2000만원)에 달하는 고지서에 당황하기도 했다.

 

또한 같은 해 8월에는 초강력 허리케인 아이다가 송전선과 전력망을 파괴하는 바람에 100만명이 전력이 끊긴 어둠 속에서 에어컨 없는 찜통더위를 견뎌야만 했으며 사망자도 14명에 이르렀다.

 

요약하자면 미국은 겨울의 혹한과 여름의 허리케인에 의한 정전이 더 이상 뉴스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는 미국의 전력망이 100년이 넘은 낡은 상태이며 무엇보다 침수 등에 의해 전력 지중화의 효율이 낮아서 전봇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데에도 기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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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뉴욕 도심을 강타한 정전 사태로 맨해튼이 암흑에 휩싸여 있다. [출처=usatoday]

 


•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정지에 따른 전력수급 핍박으로 전력예비율 유지에 문제 내포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함께 전국의 원전이 가동 정지에 들어간 이후 완전한 회복이 되지 않고 있는데 2022년 12월 말 기준으로 일본 내의 33기 원자로 중에 10기만이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수 원전의 가동중단은 전력수급의 핍박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데 한파나 태풍 또는 지진에 의해 화력발전소도 가동이 일시 정지되고 비중이 높아진 태양광도 한파로 인한 전력 수요의 증가와 함께 발전효율이 저하하는 등 전력예비율이 3% 이하로 떨어지는 비상상황이 발생하여 정전주의보 발령과 주민들에 대한 절전 협조 요구가 잦아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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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후쿠시마 앞바다에 발생한 규모 7.4의 강진 여파로 수도권에 전력을 공급하는 일부 화력발전소의 가동 정지로 도쿄타워를 비롯한 대형 빌딩이 어둠에 잠겨 있다. [출처=japantimes]

 

일본 경제산업성의 2022년 6월 자료에 따르면 금년 1월 기준 홋카이도(6%), 도호쿠(3.2%) 및 오키나와(39.1%)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전력예비율 마지노선인 3%가 무너질 것으로 예측되었다.

 

이 수치는 전력 추가 공급 대책과 지난해 3월 후쿠시마 앞바다 지진으로 정지된 화력발전소의 복구 및 전원 보수 계획의 변경 등에 힘입어 지난해 11월 업데이트된 수치 기준으로는 모든 지역의 전력예비율이 다소 여유를 회복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그러나 원전 등의 대규모 기저 전원의 전면 가동 없이는 전력수급이 아직은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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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일본 경제산업성의 예측으로는 금년 동절기 홋카이도, 도호쿠 및 오키나와 같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거의 전역의 전력예비율이 마지노선인 3%를 밑돌 것으로 보았지만 화력발전소 복구 등으로 많이 회복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절기 전력예비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출처=일본 경제산업성]

 


• 일본, 재생에너지 간헐성 등 보완 위해 전력망의 대대적 정비와 신‧증설 추진

 

태양광 및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일조량 및 풍량 등에 따라 발전량의 변동이 심한 특성이 있어 안정적 전원이라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일본은 재생에너지의 동계 발전량 안정화를 위해 업계 단체 및 경제산업성 홈페이지를 통해 정기적인 유지보수, 동결방지대책 및 유지보수 시기 조정과 같은 모범사례 공유를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동시에 운전 개시후 연간 발전량이 일정 정도 저하되고 있는 태양광발전 사업자에 대해 개별적으로 발전량 안정화를 위한 대응을 요청하는 등 재생에너지 발전효율 유지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일본은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등에 따른 전력수급 핍박을 개선하기 위해 장기적인 전국 전력망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지역 내 및 지역 간 전력망의 신‧증설과 관련하여 동부 5개 프로젝트와 서부 7개 프로젝트에 총 6∼7조엔을 투입할 예정이다.

 

또한 일본은 동부 지역은 50Hz, 서부 지역은 60Hz로 주파수가 서로 다르므로 주파수 변환 증설도 270만kW 이상을 목표로 약 4000~4300억엔을 투자하여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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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일본 자원에너지청]

 


• 일본, 원전 비중 및 인접국과의 전력망 연결 불가능 등 우리와 유사한 여건

 

일본은 10여 년 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전국의 원전이 가동 중지에 이르러 아직도 완전 재가동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전력 수급이 핍박한 구조적 문제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에너지 안보를 위해 재생에너지 대폭 확충 추세를 유지하고 있는 점은 우리와 다소 차이가 있다.

 

또한 전력시장의 민영화 및 자유화 정도에서도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비중이 높고 국내 에너지 자원 부존이 극히 열악하며 원전의 비중이 높을 뿐만 아니라 인접국과의 전력망 공유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일본은 우리와 매우 유사하다.

 

따라서 차세대 전력망 확충을 위해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다음 편에서는 이러한 일본의 차세대 전력망 관련 노력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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