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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풍력 덮친 원자재·공사비 급등…업계 여파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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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6-29 06:00:20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김진후 기자] 2조3000억원 규모의 영광 낙월 해상풍력단지가 사업비 급증으로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서부발전은 총 490억원을 출자한 낙월블루하트㈜에 철회 통보를 할 계획이다. 조만간 이사회 심의를 거쳐 낙월블루하트와 체결한 주주협약을 최종 파기한다는 방침이다.

낙월블루하트는 총 2조3234억원을 투입해 내년말까지 발전용량 총 364.8㎿의 영광낙월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개발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준공 후 20년간 사업을 운영하며 전력판매 및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수익화할 계획이었다. 서부발전은 2030년까지 12GW의 해상풍력단지를 보급하는 데 100조원 이상을 투입한다는 문재인 정부 당시 ‘그린뉴딜’의 일환으로 이번 사업에 참여했다.

그러나 사업은 2000억원에 달하는 사업비 급증으로 위기를 맞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글로벌 원자재가가 상승하면서 주기기와 EPC 비용, 금융비용이 모두 증가했다. 이는 전체 사업비의 9%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 2월부터 사업 주체간 잡음이 생기며 위기가 본격화했다.

설계·조달·시공(EPC) 주관사인 대우건설은 사업비 급등에 따라 사업 수주 안건을 부결하고 EPC 계약을 미체결했다. 대우건설은 터빈공급사인 베스타스의 공급 지연 시 지체상금의 80%를 납부하라는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대로 책임준공 이행하는 조건으로 예비비 2600억원(EPC 비용 1조4000억원의 18.5%) 추가 확보를 요구했지만, 이번엔 낙월블루하트가 이를 거절했다.

3월에는 GS엔텍(하부구조물 시공사), 시잭스(터빈설치전용선 운용사) 등이 모두 사업에서 이탈했다. 5.7㎿급 터빈 64기를 공급하기로 했던 베스타스(주기기 공급사) 역시 계약을 해지하기에 이르렀다.

낙월블루하트의 최대 주주(80.4%) 명운산업개발은 어떻게든 사업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오는 9월 고정가격계약 입찰시장 참여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지만, 1년 가까이 EPC 재선정 등 사업구도 과정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이번 좌초 위기가 현재 개발 중인 여타 단지로 번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서부발전 출자로 공공성을 지닌 사업마저 위험에 처한 상황에서, 이보다 조건이 열악한 순수 민간개발사업은 더 리스크가 클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 관계자는 “개발사업자를 중심으로 한 단지 개발의 허와 실을 가려야 한다”며, “해상풍력 자체에 집중할 전문가와 기업이 주축이 돼 송전선로와 선박·접안시설 등 관련 인프라, 지질분석, 금융구조 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후 기자 j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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