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해상풍력 프로젝트 줄줄이 '추풍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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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란 기자
입력 2023-08-18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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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리값·금리인상에 사업비용까지 껑충

  • 국내 최대 영광 낙월해상풍력 사업 좌초

  • 스웨덴·美 등 해외서도 도미노 중단사태

최근 글로벌 해상풍력 산업이 연이어 좌초되고 있다. 핵심 소재인 구리 가격 상승과 금리 인상 등 당초 계획보다 사업 비용이 늘어난 탓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프로젝트로 꼽힌 전남 영광 낙월해상풍력 사업이 좌초됐다. 당초 상반기에 착공해 내년 12월 준공이 목표였으나 사업비 인상으로 기약 없이 중단됐다. 영광 낙월해상풍력은 전라남도 영광에 364메가와트(㎿) 규모의 해상풍력 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였다. 

수익성 하락을 예상한 하부구조물, 터빈, 설계 관련 업체들이 손을 떼기 시작했고, 사업 주체였던 서부발전마저 490억원 규모의 출자를 철회했다. 

풍력업계 관계자는 "구리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금리 인상 등으로 당초 계획한 사업비보다 2000억원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풍력 사업에 쓰이는 주요 원자재인 구리의 가격은 오르고 있는 추세다. 미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구리 선물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파운드당 3달러 수준을 유지하다 지난달 31일 4달러까지 올랐다.

구리가 전기차 및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핵심 소재로 떠오른 영향이다. 미 에너지부에 따르면 구리는 1㎿ 태양광 발전을 위해서 5.5t(톤), 같은 규모 풍력 발전에는 1.56t가량이 필요하다. 또 전기차용 배터리에는 1대당 약 39~83㎏이 쓰인다.

해외 곳곳에서도 해상풍력 사업이 중단된 사례가 빗발치고 있다. 스웨덴 전력회사 바텐폴(Vattenfall)은 최근 영국 북해 연안에서 진행하던 1.4GW급 노퍽(Norfolk)주 보레아스(Boreas)의 해상풍력 발전단지 프로젝트를 취소했다. 

안나 보그 바텐폴 최고경영자(CEO)는 "예상보다 사업비가 최대 40% 증가해 2분기에 55억 크로나(약 6750억원)의 손해를 입었다"며 사업 중단 배경을 밝혔다.

앞서 미국 매사추세츠(Massachusetts)주 해상풍력 발전단지 프로젝트 역시 비용 상승 문제로 지난 6월 중단됐다. 이 프로젝트에는 쉘(Shell), 엔지(Engie) 등 글로벌 톱 에너지 기업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다른 풍력업계 관계자는 "해상풍력은 주로 특수목적합작법인(SPC) 등 합작 형태로 이뤄지는데 중간에 자본금 회수가 어려워진다고 판단되면 각 사업자들이 포기하고 나선다"며 "정부는 탈탄소 목표 이행을 위해서라도  강력한 제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오션플랜트가 대만에 공급한 해상풍력시설 사진SK오션플랜트 제공
SK오션플랜트가 대만에 공급한 해상풍력시설. [사진=SK오션플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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