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産 전기차가 대세? 中, 美 제치고 수입국 2위 등극

최대열 2023. 11. 22.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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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월 전기차 수입액 5억3800만弗
중국, 독일 이어 수입국 2위로 부상
만년 1위 미국 3위로 내려앉아
상용차 중심 가격경쟁력 앞세워 확대
"전기차 기술은 앞선다" 커지는 중국車 입김

중국이 우리나라의 두 번째 전기차 수입국이 됐다. 상용차를 중심으로 중국산 전기차 수입이 늘어난 데다, 과거 미국에서 들여오던 테슬라가 한국향 수출물량을 중국 공장으로 돌린 영향이다. 특히 올 하반기 들어 월별 수입 규모에선 중국이 1위로 치고 올라선 터라 내년부터는 중국이 최다 수입국에 오를 게 확실시된다.

20일 국가별 전기차 교역통계를 보면, 올해 1~10월 중국산 전기차 수입 규모는 5억38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미 지난해 연간 수입액(1억6600만달러)을 훌쩍 넘어섰고, 국가별 수입액 순위에서도 미국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미국은 전기차 수입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2019년 이후 지난해까지 꾸준히 1위에 있었는데 지난달부터는 3위로 내려앉았다. 전기차 수입 규모 1위는 독일이다.

지난달 열린 재팬모빌리티쇼2023에 중국 전기차업체 비야디(BYD)가 전기 세단 씰을 전시했다.[사진출처:연합뉴스]

이 순위는 이르면 올 연말께 바뀔 가능성이 있다. 월별 기준으로 수입액을 따져보면 이미 올 하반기 들어서는 중국이 독일을 제치고 1위다. 지난달 중국산 전기차 수입액은 1억7200만달러, 독일은 7000만달러로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국내 완성차 시장, 그중에서도 전기차는 중국의 입김이 한층 커진 상태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 자료를 보면, 지난달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수입 상용차 모델은 중국 지리의 소형 전기 화물차 쎄아다. 국내에선 하반기 들어 판매를 시작했는데 연간 누적 기준으로도 3위다. 이외에도 수입 상용차 판매량 상위권엔 중국 브랜드가 다수다. 신위안의 이티밴, 비야디(BYD)의 T4K와 이(e)버스12, 둥펑의 마사다밴 등 상위 10개 가운데 6개가 중국 메이커 모델이다.

다수 중국 차가 한국 시장 진입을 위해 대기중이다. 둥펑 계열 푸지안, 특장차 등을 만드는 웨이차이 등 과거 현지 영업에 치중했던 업체가 국내 유통사와 손잡고 한국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 출시를 앞두고 소음·배출가스 등 환경 부문 인증을 최근 마쳤다.

테슬라의 신형 모델3가 중국 베이징에서 지난 9월 열린 한 박람회에 전시돼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승용차는 아직 중국 브랜드가 아닌 유럽 브랜드가 중국 공장에서 만든 차량을 국내에 수출하고 있다. BMW나 미니의 전기차, 볼보의 세단이 대표적이다. 볼보가 다음 달 한국에 출시하는 전기차 EX30은 지리가 개발한 플랫폼으로 중국 공장에서 만든 차다. 지리나 BYD 등이 한국에 승용 전기차를 출시하는 것도 시간문제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전동화 전환으로 전기차 사용환경이 나아진 데다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면서 중국산 전기차를 찾는 이가 늘고 있다. 중국이 내연기관은 기술이 달렸지만 일찌감치 개발에 전력한 전기차는 그렇지 않다는 인식도 자리 잡았다. 정부가 중국산 전기차를 겨냥해 올해 초부터 배터리 성능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하는 등 제도를 손봤으나 시장에선 가격 경쟁력을 더 우선하는 분위기다.

중국은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전기차를 포함한 전체 자동차 수입국 가운데 10위 밖에 있었다. 이후 꾸준히 늘려 지난해 5위로 치솟았고 올해 들어선 3위까지 올라왔다. 중국산 완성차 수입이 늘어난 건 전기차 영향이 크다. 중국산 자동차 수입액 가운데 전기차 비중은 절반이 넘는다. 우리나라가 자동차 수입을 많이 하는 독일이나 미국은 전기차 비중이 10%대다.

자동차 부품은 중국 영향력이 더 크다. 올해 1~10월 자동차 부품 수입액은 23억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자동차 부품 수입 규모(58억5500만달러)의 40%에 육박한다. 중국은 지리적으로 가까워 과거에도 다양한 부품을 수입해왔다. 3, 4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산 부품 비중은 20~30% 남짓한 수준이었는데 근래 들어 빠르게 늘고 있다. 중국에 공장을 둔 국내 부품 업체가 현지 생산해 국내로 들여오는 물량이 많다.

국내 기업이 중국 업체로부터 기술을 가져오는 등 전동화 분야에선 오히려 한국 완성차 업체보다 앞선다는 평가도 나온다. 르노코리아가 부산공장에서 폴스타 전기차를 생산하기로 한 게 단적인 사례다. 폴스타는 지리 산하 전기차 전용 브랜드다. 르노코리아는 국내에 차량 개발을 위한 연구조직이 있으나 직접 개발하기보다는 지리로부터 물량을 받아 위탁생산하는 방식을 취했다.

중국 항저우만에 있는 지리자동차 공장에서 생산중인 폴스타4. 2025년부터 한국에 있는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도 같은 차종이 생산된다.[사진제공:르노코리아자동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에 앞서 르노는 중국 지리가 주도적으로 개발한 하이브리드 플랫폼을 가져와 새 차를 개발하고 있던 터였다. 지리는 올해 초 르노코리아의 지분 34%를 인수하며 두 번째 지분율이 높은 주주가 됐다. 지리는 자국 내 수요를 바탕으로 큰 돈을 벌어 외국 자동차 회사를 잇달아 사들였다. 볼보를 비롯해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 영국 고성능차 로터스, 런던 명물 블랙캡을 만드는 런던EV 등을 산하에 뒀다. 메르세데스-벤츠, 애스턴마틴 등 유서 깊은 업체의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

KG모빌리티 역시 BYD와 배터리·친환경차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BYD가 공급하는 배터리셀을 KG가 국내 공장에서 배터리팩으로 만들어 완성차에 적용하기로 했다. 토레스 전기차나 현재 개발 중인 픽업 전기 트럭에 들어간다. 하이브리드차도 2025년 출시를 목표로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BYD는 매달 30만대가량을 생산할 정도로 외형을 키워 중국은 물론 세계 시장에서도 전기차 1위 자리를 두고 테슬라와 경쟁하고 있다. 배터리 기술도 어느 완성차 제작사보다 내재화 수준이 높다는 평을 듣는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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