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의 Car톡]
최적의 모델, 승용차 아닌 대형 트레일러 및 건설기계

서울 여의도 국회 수소충전소에 세워진 수소차량 충전구에 충전건이 꽂혀 있다.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국회 수소충전소에 세워진 수소차량 충전구에 충전건이 꽂혀 있다. /연합뉴스

미래 '궁극의 모빌리티'는 전기차와 수소전기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전기차는 각종 차량 전시회에서 미래 모빌리티의 기준이 되고 있다. 반면 수소전기차는 아직 시간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다. 부생수소의 한계성과 그린 수소의 완전한 활성화에는 아직 많은 연구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즉 석유자원을 탈피해 물을 활용한 '수전해' 방식의 경제적인 대량 공급이 아직은 요원하다는 것이다. 수소의 생산, 이동과 저장 등 해결 과제가 매우 많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수소전기차는 확실히 '궁극의 차종'이라 할 수 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수소전기차는 필요 없는 차종이라 언급하며 평가절하하고 있지만, 에너지 다원화 측면에서 수소전기차 역할은 분명히 크다. 전기차 전기에너지 저장의 한계성과 장거리 이동이나 무거운 대형 트레일러, 건설기계 등 전기차로 할 수 없는 영역을 대변할 수 있는 차종이 바로 수소전기차기 때문이다.

지금의 수소전기차는 현재 양산형의 경우, 현대차 '넥소'와 토요타 '미라이'가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혼다의 '클레리티'는 작년 6월에 단종했기 때문이다.

현재 양산되는 수소전기차의 두 가지 모델 모두 승용차라는 것은 한계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연료전지 시스템인 스택을 엔진이라는 작은 공간에 넣은 것 자체도 대단한 기술일 뿐 아니라, 지난 몇년간 양산형이 판매되면서 수많은 데이터가 쌓여 앞으로 등장할 수소전기차의 각종 문제 또한 파악 및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긴 하다. 그러나 수소전기차는 아직 글로벌 시장에서 활성화가 되지 않았다. 수소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 면에서 많은 비용이 수반될 뿐 아니라, 승용차를 통해 실질적인 '수소 경제'가 될 정도로 활성화되기에는 더욱 많은 시간과 비용은 물론이고 해결 과제가 많다.

지금의 수소전기 승용차는 실질적인 비즈니스 모델로서 부각되기보다는 기술적 우위와 무공해차를 지향한다는 선두 그룹이라는 이미지를 나타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주도권 확보라는 이미지가 강하고,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잡기에는 시간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좁은 시장으로 입증된 모델을 구현하기 위한 '테스트 베드'에 그치고, 수출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해외 활성화가 안 돼 한계점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지난해 9월 열린 '2021수소모빌리티+쇼'에서 수소 전기 대형 트럭이 전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지난해 9월 열린 '2021수소모빌리티+쇼'에서 수소 전기 대형 트럭이 전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미래 궁극의 차종으로 꼽히는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는 각자 역할을 다르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의 전기차는 발전을 거듭하면서 중·소형차 크기로 무공해 지역에 안성맞춤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러나 대형차 크기로는 힘들 것이다. 물론 기술적 발전으로 대형 SUV나 1톤 전기 트럭도 양산되고 있긴 하나, 수 톤 이상의 트럭 양산은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높은 배터리 용량과 비용을 고려하면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반면 수소전기차는 대형 트레일러나 장거리 버스와 트램, 기차 및 선박 등 대용량에 가장 잘 맞는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지난 130여 년간 내연기관차가 가솔린과 디젤로 역할이 나눠진 상황과 일맥상통한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가 역할이 나눠져야 한다는 것이다. 수소전기차는 지금의 승용차보다는 수소트럭에 정확히 맞는다고 할 수 있다.

수소전기차의 가장 중요한 영역은 바로 건설기계다. 내연기관차에 대한 환경적 문제가 지속적으로 대두되는 가운데, 아직 중장비의 디젤엔진 사용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이유는 저속 고토크로 건설기계를 대신할 수 있는 기술이 아직까지 디젤엔진이 유일하며, 대체 기술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미래 모빌리티 영역에서 건설기계의 친환경화도 예외는 아니라는 점이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수소전기차다. 무거운 몸체와 힘이 있으면서도 장시간 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기술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수소트럭과 같은 대형 교통수단으로의 무게 중심 이동이 필요하다.

현재 승용차용 수소전기차를 위한 수소충전소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수반되고 있어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고, 당장 비즈니스 모델이 되는 것도 아닌 상황이라 거품을 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건설기계용이나 대형 트럭 등을 위한 모델 보급과 건설기계 차고치를 중심으로 한 적절한 대형 수소충전소가 일부분 진행된다면 수소전기차에 있어서 가장 최적의 모델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미래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소전기차의 최적 모델 선택을 통해 적절한 투자와 미래 주도권을 적절히 조율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무작정 보급'보다는 현실성을 고려한 수소전기차의 방향 설정과 그에 대한 최적화가 필요하다.

※ 용어 해설: 테스트 베드 (Test Bed)

새로운 기술·제품·서비스의 성능 및 효과를 시험할 수 있는 환경 혹은 시스템, 설비

※ 용어 해설: 트램

일반적인 도로 위에 깔린 레일 위를 주행하는 노면전차. 프랑스 파리, 홍콩 등지에서 흔한 교통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김필수 한국전기차협회 회장

한국전기자동차협회와 한국자동차튜닝산업협회, 한국수출중고차협회 등 여러 자동차 협회의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세계인명사전(미국) 후즈 후 인 더 월드 (Who's Who in the World)에 2000년~2020년까지 21년 연속 등재됐다. 현재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로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