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소만 보이면 무조건 완충 강박관념
다른 지역 갔다가 충전 걱정돼 귀가 서두르기 일쑤
“연비 싸고 친환경 자부심…운행시 조용”은 장점

지난 19일 오후 광산구에  진곡 충전소에서 만난 수소차 운행 3년차 진모 씨. “수소차 보급 활성화를 위해선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오후 광주시 광산구에 위치한 진곡 수소충전소. 이 곳에서 수소차 넥쏘의 차주 진모 씨를 만날 수 있었다.

 그가 수소차를 선택한 건 “친환경인데다 미래기술을 먼저 경험하기 위해서”였다. 2018년에 차를 구입했다. 당시 차 값 7720만 원 중 3150만 원은 친환경차 구입 보조를 받고, 나머지 4000여 만 원을 직접 지불했다. 이후 3년여 동안 운행, 소감은 어떨까?

 진 씨는 우선 불편함을 토로했다. 무엇보다 충전 문제가 가장 큰 골칫거리.

 “수소충전소의 경우 폭발 위험성 등을 이유로 도심 아닌 외곽으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차주들이 충전에 많은 애로를 겪고 있다.”

 최초 구입 당시와 비교하면 그나마 충전소 등 인프라가 늘었음에도, 여전히 미흡하다. 광주엔 현재 수소차 충전소가 5곳(4곳 승용차용·1곳 버스 전용)으로, 모두 외곽에 있다. 대부분의 충전소가 일과시간과 같이 운영돼 저녁 6시~8시면 문을 닫는다.

 진 씨가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이 바로 이 대목, 수소충전소의 운영 시간이 짧다는 것이다.

 그는 “충전소 간 휴무일이 겹치는 곳도 많다. 결국엔 문 연 곳을 찾는 게 과제다. 충전 한 번 하려면 휴무일이 언제인지 확인해야 하고 집을 나서야 한다”면서 “평일엔 오후 8시까지 도착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 시간 끝나기 전에 서둘러 직장을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주말 충전 대기 2시간 기다린 적도”

그나마 광주를 벗어나 전남지역에라도 운행하면 조바심은 더 커진다. 충전소 인프라가 더 열악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충전소가 보였다하면 무조건 들어가 완충하는 게 버릇이 된다.

 “어느 정도 연료가 있어도 충전소 근처를 지나면 넣을 수 밖에 없다. 오늘도 다른 지역에 일이 있어서 갔다 오는 길인데 충전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지나가다 들어왔다.”

  때문에 연료 게이지가 여유있어도 충전소가 보이면 무조건 차를 세우는 강박관념이 생겼다. 그는 ”아무래도 충전소가 많지 않아 주말에는 특히 오래 기다리게 된다”면서 “길게는 두 시간 가량을 기다려본 경험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에 갔다가 충전이 고민돼 급히 돌아온 일도 흔하다. “멀리 운행하려면 무조건 이동거리를 계산해 계획을 세우게 된다”면서 “하지만 도로 상황에 따라 환경이 달라지니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수소차를 이용해 주말 차박을 하거나 장거리 여행을 떠나는 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진 씨는 가끔 목포로 레저 활동을 가는데 “무조건 충전소 영업시간 내에 광주로 돌아와야 해 제대로 즐겨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차량 가격도 비싸다”는 입장이다.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도 4000만 원을 소비가자 부담해야 하는데 내연기관의 고급사양을 구입할 수 있는 금액이라는 것. 그런 차를 샀다면 충전을 걱정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는 “수소차의 충전 문제가 해결되고 인프라가 더 확충되면 가격이 싸지겠지만, 현재는 비싸다고 생각한다”면서 “넥쏘 차량이 SUV라고는 하지만 실내가 좁은 편이라 금액 대비 활용도가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수소차 활성화’를 위한 전제 조건들

 이어 “구입할 땐 ‘친환경’이라고 해서 자부심이 컸는데 막상 타보니 불편한 점이 많다”면서 “만약 다시 차를 산다면 더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점만 있는 건 아니다. 장점도 많다. 대표적인 게 연비다.

 진 씨는 “이 차는 완충시 600km 정도를 운행할 수 있지만, 실제 그 거리를 확인할 정도로 주행한 적은 없다. 어느 정도 선에서 재충전하는데, 그때마다 대략 4만 원 정도가 들어간다”면서 “휘발유나 경유차와 비교하면 연료비에선 수소차가 확실히 강점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수소 충전은 kg당 8200원이고, 내연기관 차보다 주행거리가 길어 경제적인 부분에서 도움이 많이 된다는 것.

 “운행 시 정말 조용하다”는 것 또한 장점이다.

 때문에 그는 수소차가 활성화되길 바란다.

   선행돼야할 조건이 있다.

 “충전소 운영 시간이 연장되고, 충전소도 더 늘어나야 한다”는 것. “환경에 도움이 되니 수소차를 선택하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게 바람인데, “이를 위해선 인프라를 먼저 갖춰야 한다”는 조언이다.

 권영웅 기자 nicev@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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