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 유저 뿔났다"...수소충전 요금 kg당 최대 9900원으로 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재료 가격 상승 원인

국제유가·운송비 증가로 수소충전소 90% 이상 적자 운영

하이넷은 홈페이지를 통해 "충전금액을 kg당 9900원(셀프 충전시 kg당 9400원)으로 인상한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재료 가격 상승과 물류비·인건비 등 각종 비용 상승으로 가격 압박 요인이 지속 누적돼 부득이하게 충전 요금을 인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수소판매 가격의 결정요인은 △국제유가 및 환율 △LPG △LNG △나프타 △경유 등의 원자재 가격과 운송비에 연동해 결정된다.

그동안 경유, 휘발유, LPG 등의 가격이 오른데 반해 수소충전소는 2019년 kg당 최대 8800원으로 판매된 이후 현재까지 가격을 동결해왔다.

수소유통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수소 운송비도 올라 수소 구입비용과 판매비용의 격차가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

환경부의 2022년 상반기 연료보조금 지원사업 결과에 따르면 전국의 수소충전소 128곳 중 90% 이상이 적자운영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수소매입비용의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수소충전소 운영사업자들은 인건비조차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호소하며 수소충전소 연료 판매 가격 인상 요구를 지속해왔다. 적자 충전소가 늘어나자 정부는 지난해 15억 원이었던 적자보전 예산을 올해 153억원까지 대폭 늘렸다.

하이넷은 지난 11월 수소전기차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수소 충전 요금 조정을 위한 사전 의견수렴 작업을 진행했으며 이를 통해 기존 8800원/kg에서 12.5% 인상한 9900원/kg으로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수소충전 가격이 오르자 하이넷 홈페이지에는 “수소차 이용하시는 분들은 지금 하이브리드보다 못하게 됐다”, “가격을 올리려면 운영방식 업그레이드해서 수소차 유저들도 이해할 수 있게 해야죠”, “가격 올리면 대기없이 충전 가능하나요? 가격 올리면 원하는 시간에 충전 가능하나요?” 등의 가격 인상 반대의 글들이 올라왔다.

업계에서는 수소차 보급이 선행돼야 수소 가격 인하 등 수소경제가 구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9년 당시 문재인 정부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오는 2040년까지 수소차를 620만대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올 상반기까지 국내에 보급된 수소차는 승용차 기준 2만4000대다. 수소차 보급이 더딘 이유는 넥쏘 이후 신차 발표 소식이 없어 선택할 수 있는 차종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동훈 두산에너빌리티 GT연소기개발팀장은 지난 7월에 열린 '수소발전 활성화와 청정수소 생산 토론회'에서 "수소경제를 달성하려면 대규모 수소 소비처가 있어야 하는데 (수소연료차량과 같은) 모빌리티만으로는 사용량을 감당할 수 없다"며 "대규모 사용처가 전제로 깔려 있어야 수소 가격도 내려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