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석유 내 것"…베네수-가이아나 '국운 건 영토 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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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와 비슷한 크기의 국토 (21만㎢)와 경기도 부천시와 비슷한 규모의 인구(80만명)를 보유한 남미 가이아나가 자국 영토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이웃' 베네수엘라와 국운을 건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5일(현지시간) 국제사법재판소(ICJ) 보도자료와 가이아나·베네수엘라 외교부 공식 소셜미디어 등을 종합하면 오는 14일 오후 네덜란드 헤이그 ICJ에서 '1899년 10월 3일자 중재 판정 사건에 대한 청문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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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한반도와 비슷한 크기의 국토 (21만㎢)와 경기도 부천시와 비슷한 규모의 인구(80만명)를 보유한 남미 가이아나가 자국 영토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이웃' 베네수엘라와 국운을 건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5일(현지시간) 국제사법재판소(ICJ) 보도자료와 가이아나·베네수엘라 외교부 공식 소셜미디어 등을 종합하면 오는 14일 오후 네덜란드 헤이그 ICJ에서 '1899년 10월 3일자 중재 판정 사건에 대한 청문회'가 열린다.
1899년 10월 3일자 중재 판정 사건은 '과야나 에세키바'로 불리는 에세퀴보강 서쪽 15만9천500㎢ 규모 영토와 그 유역에 대한 소유권 분쟁을 다룬 것이다.
당시 중재재판소는 이 지역을 통치하던 영국의 손을 들어줬고, 이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가이아나의 국토로 편입됐다. 가이아나는 오랫동안 네덜란드와 영국 등 열강의 식민지였다.
이웃 베네수엘라는 그러나 19세기 초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뒤 "역사적으로 에세퀴보(과야나 에세키바를 지칭하는 베네수엘라 측 명칭)는 우리 땅이었다"며 실효적 지배권을 주장해 왔다.
'가이아나와의 분쟁에 대한 원만한 해결'을 명시한 1966년 제네바 합의를 근거로 당사국 간 협상으로 이 사안을 다뤄야 한다고도 피력한다.
이에 대해 ICJ는 지난 4월 "이 문제의 관할 권한은 ICJ에 있다"며 당사국 협의가 아닌 국제사법재판 절차에 따라 해결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가이아나 영토의 3분의 2가 넘는 이곳은 원래도 금과 다이아몬드를 비롯한 자원이 풍부했지만, 2015년에 인근 해상에서 대규모 유전이 발견되면서 '금싸라기 지역'이 됐다.
당시 가이아나 유정 탐사를 진행한 엑손 모빌은 석유 매장량을 32억∼50억 배럴 전후로 추산했다. 국민 1인당 매장량으로 따지면 1인당 4천∼6천200배럴로, 사우디아라비아(1천900배럴)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석유를 본격적으로 시추한 2019년 이후 가이아나의 경제 성장률도 기존 3∼4%대에서 20∼40%대로 뛰어올랐다.
사탕수수와 쌀 등 농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며 이렇다 할 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없었던 가이아나로서는 국가 운명을 단숨에 바꿀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석유 매장량 1위' 베네수엘라의 배를 더 아프게 하는 건 가이아나 석유가 경제성 높은 경질유라는 점이다. 베네수엘라 석유는 대체로 황 성분이 섞인 중질유여서, 고도화 공정이 필요하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부는 ICJ에서의 절차와는 별도로 12월 3일 '에세퀴보 방어권 보장을 위한 국민투표'를 시행할 예정이다. '방어권 보장에 찬성한다'는 압도적 의견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투표는 다분히 국제사회에서의 여론전을 위한 목적으로 계획된 것으로 보인다.
가이아나는 베네수엘라의 국민투표에 대해 "자주권 침해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가이아나가 우리에게서 빼앗은 에세퀴보를 엑손 모빌에 넘기도록 해선 안 된다"며 "베네수엘라의 태양은 에세퀴보에서 떠오른다"고 썼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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