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은 공정한가]④ 전기 자급자족 방안은?…갈 길 먼 ‘에너지 분산’

황현규 2023. 2. 23. 19:3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BS 부산] [앵커]

전기요금의 공정성을 따져보는 KBS 연속 보도, 마지막 순서입니다.

전기 생산과 소비의 불균형 문제가 생기는 건 원전 등 대규모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한국전력이 전국에 독점 공급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불합리한 전기요금과 전력 수급 체계를 해소하려면 '에너지 분산'이 필수적입니다.

그 실태와 과제를 황현규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하루 30만 톤의 수돗물을 생산하는 화명 정수장입니다.

정수 시설을 24시간 돌리는 데 든 연간 전기요금이 지난해 기준 20억 원에 달합니다.

그나마 정수장 빈터를 활용한 태양광 발전으로 1억 원을 절약했습니다.

정수장에서 3년 전부터 가동 중인 이 시설은 ESS로 불리는 에너지 저장소입니다.

배터리로 모아둔 전기를 필요할 때 사용하는 설비입니다.

[최광연/화명정수사업소 시설팀 : "전기요금이 저렴한 밤에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전기요금이 비싼 낮에 최대 부하 시간에 전기를 사용해서 전기요금을 절감하는 방식입니다."]

야간에 5시간 정도면 이 모든 배터리 용량의 80% 정도를 채울 수 있는데요,

충전된 전기를 사용해 연간 6천만 원 정도의 요금을 아끼고 있습니다.

ESS와 연계할 경우 날씨에 따라 전기 생산이 불안정해지는 재생에너지의 문제점도 메꿔줄 수 있습니다.

에너지를 소비하는 곳에서 중·소규모로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선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ESS 설비가 꼭 필요한 이윱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지난달 확정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보면 2030년까지 발전 비중을 원전 32.4%, 신재생 21.6%로 정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때 2030 국가 온실가스감축 목표로 제시한 발전 비중과 비교해 원전은 8.5% 포인트 높고 신재생은 8.6% 포인트 낮습니다.

에너지 저장장치의 경우 5년 전 전국 970여 곳에 새로 설치됐지만 잇단 화재 사고로 이듬해 반 토막이 났고, 2021년엔 120여 곳으로 줄었습니다.

[안재훈/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국장 : "결국에는 현재와 같은 (전력) 불균형이 지속될 수밖에 없고, 지역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으로 가기에는 더 멀어진다고 생각합니다."]

2025년 경북 경주시 인근에 들어설 예정인 문무대왕 과학연구소.

이곳에서 연구할 SMR, 소형 모듈형 원전도 에너지 분산의 방안으로 거론됩니다.

기존 원전의 약 100분의 1 크기여서 안전성과 경제성을 확보할 것으로 원자력계는 보고 있습니다.

[윤종일/카이스트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 : "인구 밀집 지역이나 정말 전력이 많이 필요로 하는 그런 산업체에 직접 건설해서 운영할 수 있는 그런 장점들도 있습니다."]

문제는 아직 연구개발 단계인 데다, SMR 역시 핵폐기물을 배출한다는 겁니다.

오히려 대형 원전보다 배출량이 더 많다는 보고서도 있습니다.

3개의 SMR 모델과 대형 원전이 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했을 때 나오는 핵폐기물을 비교한 결과입니다.

[린제이 크랄/스탠퍼드대학교 지질학박사 : "중저준위 폐기물과 고준위 폐기물을 모두 포함해 SMR이 2배~30배나 많은 핵폐기물을 배출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중앙집권식 전력 공급 체계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전국 단일 요금제도를 바꾸고 전력을 자급자족해야 하는 상황.

정부는 최근 재생에너지 등을 이용한 소규모 발전인 분산형 전원 비중을 현재 13% 수준에서 4년 뒤엔 18%대로 높이기로 했지만, 에너지 분산까지 갈 길은 멀어 보입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윤동욱/그래픽:최유리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황현규 기자 (true@kbs.co.kr)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