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과정에서 나오는 대기오염물질과 폐기물로 시멘트를 만든다고?

윤희일 선임기자 입력 2022. 1. 2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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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충남 서산에 있는 현대오일뱅크 공장 모습. 경향신문 자료사진


원유를 정유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대기오염물질과 폐기물을 이용해 시멘트를 만드는 사업이 추진된다. 아직은 그 효과를 실증하는 단계지만, 만약 사업이 성공하는 경우 이산화탄소 저감을 통한 탄소중립을 앞당기면서 대기오염물질과 폐기물을 이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충남도는 국내 기업·연구기관 등과 손잡고 정유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탈황석고로 시멘트 등을 만들어 활용하기 위한 실증 작업에 돌입한다고 20일 밝혔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20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현대오일뱅크, 한일시멘트, 한국세라믹기술원 등 11개 기업·기관의 대표와 함께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실증 사업의 핵심은 충남 서산에 있는 현대오일뱅크의 정유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탈황석고를 사용해 시멘트 등의 건설소재를 생산하는 것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정유 과정에서는 기체인 이산화탄소와 고체인 탈황석고가 대량으로 발생하는데 이 두 가지 물질을 이용해 탄산화물을 만들게 된다”면서 “이 탄산화물을 이용해 시멘트 등의 건설소재를 만들 수 있는데 이런 방식으로 만든 건설소재가 안전하면서 경제성이 있는지 여부를 실증하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산화탄소와 탈황석고를 이용해 탄산화물을 만드는 기술과 이 물질을 이용해 시멘트 등의 건설소재를 만드는 기술은 이미 나와 있지만 그것을 현장에 적용했을 때의 안전성이나 경제성 등은 아직 완전하게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면서 “대기오염물질과 폐기물을 활용해 만든다는 점에서 여기서 나오는 시멘트는 ‘친환경 시멘트’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실증에서는 한일시멘트 등 업계를 통해 이산화탄소와 탈황석고로 만든 탄산화물을 이용해 시멘트와 바닥용 모르타르, 콘크리트 블록 등을 제조하게 된다. 이후에는 이렇게 만든 시멘트를 활용해 400㎡ 규모의 건축물을 짓고 보도블록을 설치하는 작업과 300㎡ 면적의 바닥을 포장하는 작업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런 작업이 끝나고 나면, 건축물·보도블럭·바닥이 안전한지, 경제성이 있는지 여부를 검증하게 된다.

충남도 관계자는 “이런 실증을 진행하기 위해 기관과 기업들이 이미 이산화탄소와 탈황석고로 만든 건설소재의 특성을 평가하기 위한 작업에 이미 들어갔다”고 밝혔다.

충남도는 이번 실증 작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사업화로 이어지는 경우 연간 34만3000t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고, 연간 493억원 규모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 지사는 “대기오염물질인 이산화탄소와 폐기물인 탈황석고를 탄산화물로 전환해 시멘트 등 건설소재로 만듦으로써 충남의 탄소중립 실현을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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