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벌었으면 내놔라".. 횡재세, '코로나 이익공유제' 시즌2
[편집자주]정유업계가 올해 상반기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1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두자 정치권에서 횡재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물가 상승에 따른 국민들의 고통을 덜기 위한 정부의 노력에 정유업계가 동참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시적인 흑자에 준조세 명목으로 추가적인 세금을 부과하는 건 시장논리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횡재세 도입을 둘러싼 논란을 살펴봤다.
①"많이 벌었으면 내놔라"… 횡재세, '코로나 이익공유제' 시즌2
②'횡재세', 해외는 도입 활발… 한국도 가능할까
③"우리만 이익봤나"… 횡재세 논의에 정유업계 냉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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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지난 8월1일 국회에서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와 대한석유협회가 참여한 가운데 '고유가 국민 고통 분담을 위한 정유업계 간담회'를 열고 횡재세를 압박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여야가 최근 유류세 법정 최대 인하 폭을 50%로 확대하기로 한 점을 언급하며 "정유업계도 국민 삶을 개선하기 위한 상생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고유가 과정에서 서민들이 기름값으로 고통을 많이 받는데 이 시기에 정유 4사는 최대 이익을 봤다"며 "정유사 이익이 과도한 만큼 횡재세를 걷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사회적 압박이 있다"고 언급했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정유사가 고통분담에 나서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정유사들도 고유가 상황에서 혼자만 배 불리려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노동계인 민주노총도 "온 나라가 유가폭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정유사들은 사상 최고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횡재세 도입을 압박하고 있다.
횡재세 도입 논의는 지난해 초 불거졌던 '코로나 이익공유제' 도입 논란과 닮았다.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비접촉(언택트) 트렌드 증가로 관련 수요가 늘어나면서 반도체·정보통신(IT)·가전 등의 산업이 수혜를 보자 정치권에서 수혜를 본 기업이 피해를 입은 기업이나 소상공인에게 이익의 일부를 나눠줘 양극화를 해소하자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대기업들이 이미 상생협력법에 따라 성과공유제를 시행 중인 상황에서 추가적인 이익공유제 도입은 지나치다는 반발이 컸다. 해외 기업과의 역차별 문제, 수혜기업 판단 기준의 모호함 등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코로나 이익공유제 도입은 결국 없던 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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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정유사의 '자발적인 고통 분담'을 강조한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가급적 법에 정해진 방식보다는 상호 간 자발적 취지로 하는 게 좋은 것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정유업계가 국민과 상생할 기금을 자발적으로 마련해서 에너지 취약 계층이나 화물노동자, 자영업자 등 기름값과 연관된 국민들 생업에 연관된 분들을 도울 방안을 마련하자는 취지"라고 자발성을 강조했다.
업계는 사실상 강제와 다름없는 조치라고 본다. 한 기업 관계자는 "여야가 잇따라 횡재세 도입을 언급하면서 정유사에 이익을 공유하라고 압박하고 있는데 어떻게 자발적이라고 할 수 있나"라며 "곧 국정감사 시즌도 다가오는데 국회가 추진하는 정책에 조금이라도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가 상생에 손을 놓은 비윤리적 기업으로 낙인찍혀 국감에 불려가는 등 불이익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토로했다.
국회와는 달리 정부는 횡재세 도입에 조심스럽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횡재세 도입 관련 입장에 대해 "(정유사가)법인세를 제대로 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횡재세' 이런 접근은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이 먼저 자발적으로 고통분담에 나서는 건 몰라도 국회가 이를 강제하는 건 반대"라며 "기업에 책임을 요구하는 사회적인 여론과는 별개로 정치권이 직접 개입해 행정적으로 기업을 압박하는 것은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초과 이익을 봤다고 추가적인 세금을 부과하면 향후 적자를 봤을 때도 정부에서 기업을 구제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을 것"이라며 "자유시장경제 원칙을 강화하는 현 정부의 기조와도 맞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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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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