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 '석유 공룡' 실적잔치..횡재세 논의 재점화 예고

염지현 2022. 8. 1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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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에 ‘글로벌 석유 공룡’들이 실적 잔치 중이다. 세계적인 석유 생산업체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년 전보다 86% 늘었다. 엑손모빌을 비롯해 셰브런, 셸 등 글로벌 석유 메이저들도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한창 국제 유가가 급등하던 시점에 각국에서 나왔던 초과이익 환수(횡재세) 주장이 석유 메이저들의 사상 최대 실적을 계기로 더 커질지 주목된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14일(현지시간) 더 가디언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람코는 올해 상반기 879억 달러(약 114조797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472억 달러)보다 86% 늘었다. 2분기 당기순이익(484억 달러)이 1년 전(255억 달러)보다 89.9% 급증한 덕이다. 2019년 12월 기업공개(IPO) 이후 분기 기준 최고다.

아람코의 상반기 순이익 급증은 고유가에도 수요가 늘면서 원유 판매량이 늘었고, 정제 마진도 상승한 영향이라는 게 아람코의 설명이다. 실적 강세 속에 주가도 뛰면서 아람코의 시가총액은 지난 14일 2조3690억 달러로 애플(2조7650억 달러)에 이어 글로벌 시총 2위를 차지했다.

국제 유가 급등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브렌트유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인 지난 3월 8일 배럴당 127.98달러까지 솟구쳤다. 상반기 브렌트유의 평균 가격은 배럴당 105달러였다.

미국 1·2위 석유기업인 엑손모빌(178억5000만 달러·약 23조3121억원)과 셰브런(116억2000만 달러)도 2분기 기준 역대 최고 순이익을 기록했다. 엑손모빌과 셰브런 모두 1년 전보다 3.8~4배가량 순이익이 늘었다. 유럽 석유기업인 셸도 2분기에 분기 기준 역대 최고인 115억 달러(약 15조 535억원) 순이익을 냈다.

국내 정유 업계도 호실적을 거뒀다. 15일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에쓰오일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업체 4곳이 발표한 경영 실적에 따르면 이들의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은 4개 기업을 합쳐 12조3203억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3조8995억원)보다 215.9% 증가했다.

실적 호황은 횡재세 도입 논의에 더 불을 붙일 것으로 보인다. 막대한 이익을 얻은 기업에 추가로 물리는 초과 이윤세인 ‘횡재세’를 도입하자는 주장은 일부 국가에서 계속 커지고 있다.

영국은 지난 5월 셸 등 고유가로 이익이 많이 늘어난 석유·가스 기업에 25%의 초과 이윤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도 횡재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미국 민주당은 이익률이 10%를 넘어선 석유 기업에 추가로 21%의 세금을 부과하는 과세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CNN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조 바이든 대통령은 엑손모빌 등 정유사 7곳에 보낸 서한을 통해 “전쟁이 한창인데 정상보다 높은 정유사 이윤을 미국 가정에 전가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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