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가 왜 휘발유보다 비쌀까.. '가격 역전' 들여다보니

송연순 기자 2022. 8. 1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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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연료'로 불리던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싼 '가격 역전' 현상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1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L) 당 1788.53원으로, 경유 가격(L 당 1886.85원) 대비 98.32원이 쌌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제시장에서 경유는 여전히 수요가 공급을 앞선다"면서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 역전 현상은 상당기간 이어질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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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셋째 주부터 이어져.. 유류세 인하 효과 적고 국제 품귀현상 탓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약 5개월 만에 각각 리터 당 1700원대와 1800원대로 내려왔다. 사진은 14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민 연료'로 불리던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싼 '가격 역전' 현상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1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L) 당 1788.53원으로, 경유 가격(L 당 1886.85원) 대비 98.32원이 쌌다.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휘발유 가격이 경유보다 리터 당 205원 비쌌다. 경유 가격은 지난 5월 셋째 주에 이르러 2008년 5월 이후 처음으로 휘발유 가격을 추월했다. 이후 경유와 휘발유 가격이 엎치락뒤차락하다 6월 셋째 주부터 약 10주간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싼 '가격 역전'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경유의 유류세 인하 효과가 휘발유보다 적고, 경유의 국제적인 품귀현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국 휘발유 가격이 170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3월 4일(L당 1786원)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경유 가격이 1800원대를 기록한 것도 지난 3월 14일(L 당 1892.4원)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경유 가격이 휘발유보다 높은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경유의 유류세 인하 효과가 휘발유보다 적은 데다 경유의 국제 품귀현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유보다 휘발유에 더 많은 유류세를 물리는 국내 세금 구조가 유류세 인하에 따른 할인 효과의 차이를 키웠다.

사실 국제시장에서는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쌌다. 휘발유는 99%가 승용차에 쓰이지만 경유는 화물차량이나 버스·굴삭기뿐 아니라 발전 연료용·난방용 등 산업 전반에 쓰일 정도로 수요가 많다. 지난해 기준 국내 경유 소비는 1억 6610만 배럴로, 휘발유 (8486만 배럴)에 비해 2배가량 많았다. 싱가포르 거래소 기준, 지난해 경유 가격은 배럴당 평균 77.8달러인 데 비해 휘발유는 75.3달러였다. 지난달 경유의 평균 가격은 배럴당 145.3달러인 데 비해 휘발유는 116.6달러로 차이가 28.7달러나 됐다. 또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주요 경유 생산국인 러시아의 수출이 차질을 빚으면서 국제 경유 가격이 배럴당 120달러대로 치솟기도 했다.

국제시세와 반대로 국내에서는 지난해 8월 이전까지 경유가 휘발유보다 쌌다. 그 이유는 정부가 휘발유에 더 많은 세금을 물렸기 때문이다. 휘발유에는 리터 당 820원의 유류세(부가가치세 10% 포함)를 부과했지만, 경유는 산업용 연료라는 이유로 581원만 부과했다. 이는 1970-1980년대 정부가 휘발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승용차를 사치품으로 여겨 휘발유에 대해 세금을 무겁게 부과한 반면 경유에 대해서는 산업용 연료라는 인식으로 세금을 감면해준 결과다. 2000년대 들어 디젤 승용차 보급이 늘어나면서 경유에 부과하는 세금도 올렸지만, 여전히 휘발유보다 세금이 낮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올해 경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14년 만에 가격 역전현상이 벌어진 것. 정부가 이달부터 유류세를 37% 낮추면서 휘발유는 약 304원, 경유는 약 212원 세금이 줄었다. 이는 휘발유에 부과되는 세금이 더 큰 만큼 같은 비율로 낮추면 그 혜택은 휘발유가 더 큰 구조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액화 천연가스(LNG) 가격까지 치솟자 이를 대체하기 위한 경유 수요가 또 늘면서 수급난이 가중됐다. 주요 경유 생산국인 러시아의 수출이 차질을 빚으면서 국제 경유 가격에 불을 붙였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제시장에서 경유는 여전히 수요가 공급을 앞선다"면서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 역전 현상은 상당기간 이어질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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