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주유소의 위기 속 충전업에 뛰어드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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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주유소의 위기 속 충전업에 뛰어드는 기업들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1.06.2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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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경원 ‘2040년까지 주유소 77% 퇴출’ 전망
에너지 업계, 충전업 걸음마 단계…“정책 지원 필요”
에쓰오일 파주 운정드림 주유소·충전소 전기차 충전기. 사진=연합뉴스
에쓰오일 파주 운정드림 주유소·충전소 전기차 충전기.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전기차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과거 부의 상징과 같았던 주유소가 변화를 피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반면 주요 에너지 업체들은 발빠르게 전기 충전업에 뛰어들고 있다.

23일 에너지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수송에너지 전환에 따라 주유소 1개소당 매출 손실이 2030년 약 3억6800만원(손실률 9.5%), 2040년 약 12억6500만원(손실률 31.9%)에 달할 전망이다. 에경원은 현 수준의 영업실적을 유지하려면 1만1000여 개의 주유소 중에서 2030년까지 2053개(18%), 2040년까지는 8529개(77%)가 퇴출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주유소업계는 내연기관차가 소멸될 예정이므로 주유업의 출구전략을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2030년까지 모든 주유소가 전기차 충전기 옵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100만개의 전기차 충전 포인트를 설치하기로 했는데, 한국의 경우 관련 지원 방안이 미비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충전소로의 전환 지원책이 아직 없다보니 수소·전기 충전소 보급율이 유럽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최근 주요 에너지 기업들이 충전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전환을 시작했다.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자영주유소 5곳을 운영 중이고, GS칼텍스는 강동수소충전소, SK에너지는 평택수소충전소 등을 운영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기를 확보한 주유소도 많지 않다. GS칼텍스는 59개소에서 79기의 충전기를 운영 중이다. SK에너지는 이달까지 49개소 52기 충전기를 확보한다. 현대오일뱅크는 20개소에서 전기충전을 할 수 있다.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전기차 보급율에 따라 충전소 전환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에너지 업계의 전기차 충전소 전환이 더딘 이유가 정부의 지원책이 사실상 없다시피 한 상황에서 막대한 비용을 자부담해서 전환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는 정부의 주유소 사업 전환 지원책으로 △에너지전환기금 신설로 전기·수소차 충전기 초기 설치·운영비 보조 △위험물안전관리법, 전기사업법 등 관련 규제 완화 △수소·전기차 충전소 구축 등 주유소용지 지목변경에 대한 지방세감면 지원 △폐업·사업전환 시 컨설팅 및 정책자금 지원 등 네 가지를 제안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유소 사업은 현재도 포화상태인데, 충전소 전환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 업주들이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있는 처지”라며 “정부가 어떤 형태로든 물꼬를 터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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