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까지 109곳 감소, 5개월 만에 1년 치 넘어서

지난 해 97곳 줄었고 지난 10년 연평균도 132곳 감소

정부 알뜰 확대로 출혈 가격 경쟁, 수송에너지전환도 영향

부동산 가치 하락 우려 …'서둘러 팔자' 매각 문의 늘고 있어

*자료:석유공사 오피넷

[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 올해 들어 주유소 감소 추세가 심상치 않다.

5개월 만에 지난해 1년간 감소한 주유소 수를 넘어섰다.

본지가 석유공사 오피넷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5월 31일 기준 전체 영업주유소는 1만 1260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기준 1만 1369곳 보다 109곳이 감소한 것.

정확히 5개월 만에 109곳이 문을 닫은 것인데 지난해 1년 동안 감소한 숫자인 97곳을 넘어섰다.

또한 주유소 수가 정점에 달했다 감소세로 전환됐던 2010년 이후 연평균 감소량인 132곳에도 육박하는 숫자다.

영업주유소의 급격한 감소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주유소간 과도한 경쟁에 따른 양극화와 수송용 에너지전환을 꼽고 있다.

경쟁 요인으로는 알뜰주유소가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되고 있다.

정부 주도의 주유소 경쟁 촉진 대표 사례인 알뜰주유소는 석유공사를 통한 공동 구매로 한때 일반 주유소 보다 석유 구매 가격이 리터당 최대 100원 가까이 낮게 공급되기도 했다.

심지어 일반주유소들이 정유사에서 공급받는 가격보다도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알뜰주유소가 석유 가격 인하를 주도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알뜰주유소 간 거리제한 등을 통해 신규 진입까지 제한하면서 영세한 일반 주유소들은 경쟁에 끼어들지도 못하고 판매량과 마진 축소에 따른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하소연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주유소협회 지회 관계자는 “알뜰주유소나 대형 주유소는 가격 경쟁을 오히려 부추겨 주변 업소들을 배제시키며 판매량을 늘리고 있지만 영세한 주유소들은 경쟁에서 버티지 못하고 도태되는 주유소간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한계상황에 도달한 주유소들이 나름의 성수기인 동절기 난방유 시즌이 종료되자 사업을 포기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 수소차‧전기차 확대는 주유소 부동산 가치 하락

일각에서는 수송에너지 전환에 따른 주유소 탈출 러시가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탄소중립 실현과 미세먼지 저감 대책으로 휘발유나 경유에서 전기, 수소로 수송용 연료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유소 가치 하락 이전에 업종 전환 등을 서두르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는 것.

정부는 친환경차 보급 확대를 위해 전기차나 수소차 구매 시 대당 2000~4000만원 이상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각종 세제혜택과 연료비 지원정책 등을 펼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송용 에너지 전환으로 위기감을 느낀 주유소들이 사업을 포기하고 타 업종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수송에너지전환과 관련해 연구를 진행한 결과 전기차와 수소차 보급이 늘수록 주유소 판매량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의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 근거해 수송에너지 전환이 이뤄지면 2040년에는 전체 주유소 중 74%에 해당되는 8,529곳이 시장에서 퇴출될 것으로 예측됐다.

전체 운행 자동차중 전기차나 수소차 같은 그린모빌리티 보급 비중이 아직은 미미하지만 업종 전환을 압박할 수 있는 심리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탓인지 최근 매물로 나오는 주유소들이 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부동산 전문가는 에너지전환이 본격화 되면  주유소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서둘러 매각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했다.

이 전문가는 "최근 들어 주유소 매입자들은 주유소 운영 보다 다른 사업으로 전환하려는 경우가 많은데 그 과정에서의 시설물 철거 비용 때문에 일반 대지 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전기차나 수소차가 늘어날 경우 주유소의 부동산 가치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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