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정제마진 손익분기점 돌파···3분기 호실적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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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1-09-1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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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들의 수익을 좌우하는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면서 3분기 실적에 청신호가 켜졌다.

1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싱가포르 정제마진(13∼16일 평균치)은 배럴당 5.62달러로, 이달 첫째 주 5.2달러에 이어 2주 연속 5달러대를 기록했다. 이는 주간 평균으로 2019년 10월 둘째 주(5.8달러)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을 뺀 금액으로 정유사의 수익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정유업계는 정제마진이 통상 배럴당 4달러는 돼야 수익이 발생한다고 평가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내 정제마진이 올해 6월까지도 2달러를 넘기 어려웠다. 이후 7월 2.6달러, 8월 3.2달러로 순차적으로 회복했으며, 이달 들어 2주 연속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기록하는 데 이르렀다.

정제마진이 개선된 것은 코로나19의 영향이 줄어들면서 이동 수요가 늘어난 덕으로 분석된다. 전반적인 연료 소비가 늘어나면서 정제마진이 회복됐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정제마진 개선 영향으로 올해 3분기 정유사의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정유사는 지난해 사상 최악의 적자를 딛고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상태다.

에쓰오일(S-Oil)은 올해 상반기 1조200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국내 정유사들 가운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석유화학, 윤활유 등 비정유 부문에서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2018년 말 가동을 시작한 울산 정유·석유화학 복합시설의 안정화를 바탕으로 수익성 높은 제품의 생산 비중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며 "올해 상반기 내내 최대 가동률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에쓰오일 이외 다른 정유업체들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들 기업 역시 정유 비중을 줄이고 비정유 부문을 강화한 덕을 봤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2조2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던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상반기에는 1조9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GS칼텍스는 상반기 1조11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현대오일뱅크는 6785억원의 영업이익으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국내 정유 4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4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개선됐다.

정유업계는 이번 흑자전환의 원인을 전통적인 정유사업에 집착하지 않고 석유화학 등으로 체질 개선을 시도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에쓰오일의 영업이익 중 58.8%가 비정유 부문에서 나왔다. SK이노베이션(64.4%)과 현대오일뱅크(54.4%)도 비정유 부문의 수익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석유화학 비중을 현재의 2배 이상으로 확대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수소 사업 등 신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도 "앞으로 중질유 기반 석유화학설비(HPC) 가동으로 비정유 사업의 비중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앞으로 비정유 사업에서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비정유 부문의 이익을 바탕으로 석유제품 수요 회복에 의한 정유 부문도 반등에 성공한다면 올해 하반기는 더욱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항공유 등의 수요가 회복된다면 상당한 실적 상승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비정유 부문과 정유 부문이 동시에 호조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사진=에쓰오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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