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탄소배출권 가격 급등···철강·석유화학업계 "감산 불가피" 고충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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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1-09-1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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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까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매우 저렴했던 탄소배출권 가격이 최근 세 달 동안 2.5배 이상 급등하면서 올해 중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배출권 가격까지 치솟으면서 국내 대기업의 부담이 늘어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국내 산업권에서 탄소배출 과반수를 차지한다는 철강·석유화학업계에서는 감산 이외에 뾰족한 답이 보이지 않는다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19일 재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탄소배출권 중 현재 가장 거래가 많이 되는 KAU21은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17일 2만8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KAU21이 상장된 올해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가격이다. KAU21은 지난달 25일 2만9500원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한 달 가까이 견조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가격은 KAU21의 최저점인 지난 6월 23일 1만1550원 대비 2.5배가 넘게 늘어난 수준이다. 두 달 만에 급등한 가격이 계속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지난 2015년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도입된 이후 한국거래소는 배출권 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정부가 설정해준 할당량보다 탄소를 더 많이 배출한 기업은 이 시장에서 배출권을 구매해야만 한다. 탄소배출권 가격은 시장의 수요·공급에 따라 시시각각 변해왔다.

다만 지난해 탄소배출권(KAU20) 가격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기업들이 제품 생산을 줄이면서 2만3000원 수준까지 순차적으로 하락했다. KAU21은 올해 초 2만3000원에 거래됐으나 곧 2만원 이하로 가격이 낮아졌다.

이 같은 탄소배출권 가격은 최근 기업들의 부담을 경감해주는 측면이 있었다. 지난해 LG화학의 탄소배출부채 규모는 49억원을 기록해 2019년 252억원 대비 80.5% 줄었다.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도 80억원에서 16억원으로 80% 줄었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 경기 회복으로 탄소배출권 가격이 상향 조정돼 기업의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가격이 낮아진 상반기보다 거래가 많은 하반기 가격이 급등한 탓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1992만원 수준이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하반기 1억2184만원으로 6배 이상 늘었다.

올해를 기점으로 규제가 강화된 것도 부담스러운 요소다. 정부는 탄소배출권 거래제 1기 기간(2015~2017년)에는 기업에 할당량을 100% 무상으로 나눠줬다. 이후 정부는 유상할당 비중을 2기(2018~2020년)에 3%, 올해부터 시작되는 3기에는 10%로 확대했다. 단순히 보더라도 기업이 매년 동일한 규모의 탄소를 배출하더라도 올해는 지난해보다 3.3배나 많은 탄소배출권을 매입해야 하는 구조다.

문제는 아직 탄소저감 관련 기술과 인프라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부담이 너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탄소배출량이 많았던 철강·석유화학업계에서는 감산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실제 철강업계의 경우 '수소환원제철' 기술이 탄소를 줄이는 획기적인 신기술로 손꼽힌다. 다만 연구·개발(R&D)에만 5~7년 동안 1조원이 넘는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이 문제다.

오랜 기간 비용을 들여 개발하더라도 기술이 안정적으로 구현될지 미지수다. 기술 개발이 성공한다 하더라도 이후 설비 도입 등에 더욱 막대한 비용을 들여야 한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과 설비 도입 등에 총 54조원의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의 온실가스 배출 감소 방향성에 대해서는 산업권도 동의하는 입장이지만 문제는 속도다"라며 "너무 단기간에 탄소를 줄이는 데 신경 쓰다가 철강·석유화학업체의 글로벌 경쟁력이 흔들리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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