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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신지하 기자] 정제마진과 국제유가 상승 영향에 코로나19 사태로 한껏 움츠러들었던 정유업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5.9달러를 기록했다. 전주보다는 0.5달러 소폭 떨어졌지만 지난달 첫째주(5.4달러)부터 5주째 배럴당 5달러선을 웃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은 신흥국 산업활동 재개에 따른 디젤 수요 회복과 중국 구조조정 지속 등에 따라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항공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구매비용과 수송비 등 각종 비용을 뺀 금액으로 정유사의 수익을 보여주는 지표다.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초 배럴당 1달러대 약세로 시작했던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수요 증가에 힘입어 지난 9월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10월에는 배럴당 8달러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달성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출현과 코로나19 재확산세로 11월 배럴당 3달러까지 급락했다가 최근 상승세로 전환했다.

국제유가도 새해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의 증산 규모 유지 결정, 카자흐스탄 지정학적 리스크 등 석유제품 공급 제한과 관련된 이슈 등 영향으로 국제유가는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하락을 모두 회복했다.

두바이유는 지난 7일 기준 배럴당 80.55달러를 기록했다. 전주(12월 27일~12월 31일) 76~77달러대와 비교하면 소폭 올랐다. 같은 기간 서부 텍사스산 원유와 브렌트유도 각각 78.90달러, 81.75달러를 기록하며 전주보다 상승 마감했다.

이러한 정제마진·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올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에쓰오일·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의 정유부문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유사들은 윤활유·석유화학 등 비정유부문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지난 3분기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윤활유사업에서 벌어들였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제마진은 올해 주요 신흥국들 산업활동 정상화와 국가 간 이동 재개 본격화로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히 존재한다"며 "정유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구조조정이 올해도 지속되면서 골든 에이지(Golden Age)였던 지난 2015년 평균 스팟(Spot) 마진 10달러를 충분히 시도할 수 있는 여건"이라고 분석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정유부문 강세 사이클은 올해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싱가폴 정제마진은 배럴당 7달러 전후로, 과거 평균 6.4달러 이상에 안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 연구원은 다만 "글로벌 정유설비 가동률 상승으로 공급이 증가하게 되는 윤활기유는 고점이 낮아질 것"이라며 "특히 중반부터 글로벌 원유시장이 공급과잉으로 전환되면서 원유재고평가손실 우려도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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