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정유4사, 상반기 12조 흑자로 사상 초유의 호황...하반기엔 '글쎄'

양지욱 기자 / 기사승인 : 2022-08-15 14:2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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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폭등과 정제마진 상승으로 '짭짤한 수익'...유가 전쟁전 복귀에 정제마진 떨어져 흑자폭 크게 줄어들듯
▲ 정유4사가 고유가와 정제마진 상승으로 상반기에 역대 최고의 영업이익을 내며 초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우크라이나전쟁으로 인한 후폭풍에 원재잿값 상승과 글로벌 경기침체로 대부분의 업종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정유업계만큼은 반대급부를 톡톡히 누리며 초호황을 만끽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 조치로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 수입을 중단, 글로벌 유류 공급시스템 붕괴에 따른 가격 폭등이 국내 정유업계엔 엄청난 수익을 안겨다 준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천정부지로 치솟은 고유가 덕택에 초호황을 누리고 있는 국내 정유 4사가 상반기에 무려 12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창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가 최근 발표한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정유 4사의 전체 영업이익은 12조320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상반기 실적만으로도 역대 연간 기준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뛰어넘은 전례 없는 호황이다.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흑자 규모가 3배 이상으로 불어난 호성적이다.


업체별로는 SK이노베이션이 3조9783억원의 이익을 내 작년 동기 대비 249% 증가하며 업계에서 가장 이익을 많이냈다. 

 

이어 GS칼텍스가 218% 증가한 3조2133억원, 에쓰오일 3조539억원(154%↑), 현대오일뱅크 2조748억원(206%↑)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정유4사 모두 세자릿수의 증가율을 나타낸 것이다.


정유 4사의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3조8995억원) 대비 215.9% 증가한 역대 최대 수준이며 상반기 흑자만으로도 이미 역대 연간 최대 흑자 기록을 뛰어넘었다. 종전까지 정유 4사의 연간 최대 영업이익 합계는 2016년의 7조8736억원이다.


이처럼 정유4사가 엄청난 이익을 거둔 것은 두말할 것 없이 유가 상승과 정제마진이 크게 오른 덕택이다. 

 

정유사는 산유국과 통상 3개월 전에 원유 도입 계약을 체결하는데, 유가 수직상승기에 앞서 구매한 원유의 가치가 갑자기 높아져 엄청난 재고평가 이익을 얻은 것이다.


실제 연초 배럴당 76달러 수준이던 두바이유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128달러 수준까지 껑충 뛰었다. 이후 조정기를 거쳤음에도 여전히 100달러 이상을 유지중이다.


특히 정유사들의 핵심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이 수백% 상승한 것이 정유업계의 초호황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정제마진이란 원유가격에 물류비와 운영비 등을 제외한 이익을 말하는 것으로 통상 배럴당 4~5달러가 손익분기점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발생한 석유제품 수급 차질로 정제마진은 수직 상승했다. 한 때 역대 최고 수준인 3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정제마진의 상승이 정유4사가 소위 잭팟을 터트리는 결정적 계기가 된 셈이다.


그러나 정유4사의 이같은 초호황 국면은 상반기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들어 글로벌 경기침체 분위기 속에 국제유가가 전쟁 전으로 되돌아간데다가 정제마진 역시 급락한 탓이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확대와 이에 따른 석유 수요 둔화로 국제유가 하락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정제마진도 지난달 연중 최저수준까지 떨어져 현재 10달러 아래에 머물고 있다. 

 

여전히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이지만, 상반기와 같은 대박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바뀐 것이다.


실제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를 분석해보면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4분기 영업이익은 2분기(2조3천292억원)의 절반 규모인 1조원 수준으로 추정됐다. 에쓰오일 등 나머지업체들도 비슷하다.


전문가들은 "정유업계가 상반기에 워낙 이익을 많이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고기록을 갈아치울 것이 확실시된다"면서도 "경기침체 우려와 수요 위축이 예상보다 커서 정유4사의 하반기 이익은 상반기의 절반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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