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민] 휘발유값 절약을 위한 ‘팁’

입력 2023-11-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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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임브라(포르투갈)=장영환 통신원

일주일에 한 번 50~60유로 정도 자동차에 휘발유를 채운다. 빠른 속도로 변해가는 계기판의 숫자를 보고 있으면 주유가 어느새 끝나고, 나는 마지막 한 방울이라도 넣어보겠다는 심정으로 버릇처럼 주유기를 꽂은 채 몇 차례 털어 본다. 이제 좀 잡히려나 싶었던 휘발유값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포르투갈의 휘발유값은 리터당 1.8유로를 오르내린다. 한화로 치면 2500원 정도다. 내가 생활하는 동안 가장 비싸게는 지난해 6월 2.3유로(약 3300원)를 넘긴 적도 있다. 고공행진하는 연료비에 소비자들 원성은 높아갔고 정부는 유류세를 내리며 기름값 잡기에 나섰지만 얼마 전 터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으로 이 노력은 반짝 효과에 그치고 말았다. 포르투갈 중소도시들은 대중교통이 한국만큼 잘 갖춰져 있지 않다 보니 집집마다 자동차가 필수고 운전자들은 연료비 변화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토요일이면 언론에 다음주 기름값 변동에 대한 기사가 나오는데 오른다는 소식이 들리면 그 전에 연료를 채우기 위해 일요일 저녁 주유소엔 자동차들로 긴 줄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내가 한국에 있을 때 휘발유값이 너무 비싸다고 투덜댔는데 유럽 대부분 나라들이 한국보다 더 비싸다. 가장 ‘사악’한 나라는 네덜란드로 지난달 기준으로 리터당 2유로가 넘었다.

내가 사는 포르투갈도 유럽 내에서 10위 안에 드는데 전문가들은 이 나라 휘발유값이 높은 이유가 세금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사실 어느 나라나 사정은 마찬가지다). 포르투갈의 유류비에는 탄소세, 석유제품세, 도로 서비스 기여금, 부가가치세 등이 포함돼 있으며 그 비중이 총 연료 가격의 50.6%에 달한다.

이에 비해 이웃나라 스페인은 세금비중이 포르투갈보다 3.8%포인트 낮아 휘발유값이 리터당 20~30센트 싼 편이다. 그러다보니 항간에는 국경마을 주민들이 스페인으로 가서 주유를 하고 온다는 얘기도 들리지만, 내가 경험한 바로는 아무리 국경을 접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스페인 마을까지 가는 거리가 있어 그다지 경제적이지는 않아 보였다. 다만 스페인 쪽에 볼 일이 있어 갔다면 자동차에 연료를 채워 돌아오는 게 이득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언론이나 블로그에는 연료비 절약을 위한 팁이 자주 소개된다. ‘대형 슈퍼마켓 체인 주유소 이용’ ‘휘발유는 서늘한 시간에 채운다’ ‘그늘에 주차’ ‘급출발 급제동 금지’ ‘비포장 도로 피하기’ 등인데 한국의 운전자들도 참고할 만하겠다.

하지만 연료비를 안정시키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건 중동지역을 비롯한 세계 평화, 원활한 원유 수급, 글로벌 경제 회복이라는 것을 말해 뭐하랴.

코임브라(포르투갈)=장영환 통신원 cheh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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