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가 하락 반영, 2월부터 1000원 미만으로 떨어져
유럽 배출규제 강화로 경유트럭 생산중단, LPG차 인기

E1 인천 LPG 저장기지. 사진=E1
E1 인천 LPG 저장기지. 사진=E1

LPG 가격이 1년 3개월만에 900원대로 하락했다. 최근 LPG의 가격 경쟁력과 함께 유럽의 차량 배출가스 규제 강화로 경유차가 LPG차로 대체되면서 LPG 연료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LPG는 대기오염 물질이 적고 전주기 계산 시 탄소 배출도 적어 브릿지연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LPG 공급사인 E1은 2월부터 국내 LPG 공급가격을 kg당 50원 인하한다고 1일 밝혔다. 이로써 프로판 가정·상업용은 1275.25원, 산업용은 1281.85원이며, 차량용 부탄은 1542.68원(리터당 900.93원)이다.

한국석유공사의 가격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일 전국평균 차량용 LPG 가격은 전날보다 리터당 20.73원 내린 998.47원이다. 차량용 LPG 가격이 900원대로 떨어지기는 2021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LPG 가격이 하락한 이유는 국제 가격과 환율의 하락 때문이다. 아시아 LPG 가격의 기준이 되는 사우디아라비아 계약가격(CP)은 지난해 4월 t당 940달러를 정점으로 이후 계속 하락해 12월 650달러, 올해 1월 590달러를 기록했다. 사우디 CP가격은 한달 후 국내 소매가격에 반영된다. 원달러 환율도 지난해 10월 1440원대에서 현재 1230원대로 떨어졌다. 다만 2월 CP가 790달러로 오르면서 3월 국내 가격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유럽의 차량 배출가스 규제 강화로 경유차 생산이 중단되고 LPG차로 대체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24년부터 1t 트럭 포터와 봉고 모델의 경유차 생산을 중단하고 이를 LPG와 전기차로 대체할 계획이다. 이 계획은 그동안 업계 소문으로만 나돌았는데, 최근 환경부가 자료를 통해 공식적으로 인정하면서 사실로 확인됐다. 포터는 지난해에만 9만2400대가 팔린 국내 최다판매 모델이다. 

쌍용차는 야심차게 내놓은 토레스 SUV 모델에서 LPG와 휘발유를 섞어 쓰는 바이퓨얼 방식의 차량을 새롭게 선보였다. 한번 주유로 1000km를 주행할 수 있고, 값싼 LPG를 사용하기 때문에 연료비도 절감할 수 있다.

르노차는 1일부터 LPG 연료를 사용하는 QM6 화물 모델의 판매를 시작했다. 기존 QM6 2.0 LPe 2WD 모델을 기반으로 1열의 2개 시트만 남겨두고 2열을 화물공간으로 만든 것이다. 르노차가 QM6 LPG 모델로 지난해 2만7440대를 판매하며 효과를 보자 이를 화물용으로 확대한 것이다.

유럽의 차기 차량 배출가스 규제인 유로7은 빠르면 2025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유로6보다 허용치가 ㎞당 질소산화물은 0.4g→0.09g, 미세먼지(PM)는 0.01g→0.008g, 일산화탄소는 1.5g→0.2g으로 대폭 낮아지고 비메탄유기가스, 암모니아, 아산화질소, 메탄 물질이 새롭게 추가된다. 이 기준을 맞추려면 사실상 경유차는 경제성을 잃게 되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은 경유차 생산을 중단하고 LPG 내지는 전기차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다.

LPG 연료의 탄소 배출량은 배기구 측정에서는 휘발유, 경유보다 더 많지만 전주기(LCA)로 계산하면 더 적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휘발유, 경유는 원유를 정제해 생산하지만, LPG는 상당량이 유정에서 직접 생산되기 때문이다.

LPG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LPG 차량 수와 수요가 감소세에 있지만 모델이 본격 출시되면 시장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